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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코포니, 음악을 만들며 트라우마를 응시할 용기와 극복의 길을 찾아가는 싱어송라이터 (Part 1) 2018년 10월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데뷔 앨범 [和(화)]를 들고 나타난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본명 김민경)는 지금까지 자기 삶의 경험 자체를 꾸준히 한 장씩 음반으로 녹여냈던 뮤지션이다. 본격적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음악 작업도 어머니의 투병과 사망에서 시작되었기에, [和]에서는 그 사건을 통해서 자신과 삶이라는 것 자체를 성찰하는 음악들을 담았고, 2집 [夢(몽)](2019)에서는 연애의 과정과 파국을 통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성찰을 담으며 음악으로 자신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한 성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어진 EP [Reborn](2021)을 통해서 그녀는 ‘주체적 자신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선포하고, 드디어 정규 3집 [DIPUC](2023)을 통해서 세상의 통념적 사랑의 공식을 전복하는 내.. 더보기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3 리뷰 : ‘평화’를 생각하며 모인 한국과 해외 뮤지션들의 자연 속 2일간의 축제 (Part 2 - 9/3(일))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3 Day 2 - 야성의 감각과 화평한 낭만이 공존한 철원의 불야성을 기록하다 일시: 2023년 9월 2일(토) ~ 3일(일) 장소: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국민관광지 취재, 글, 사진 허희필 여름은 쉽게 가버리지 않았다. ‘몸으로 움직이는 경험’은 음악으로 풍부해진다. 장기 가속화된 펜데믹의 표독스런 현실을 딛고 록 페스티벌 등의 대형 야외 공연들이 지독하게 살아난 이유가 아닐까? 관중의 숨결로 스튜디오 음악은 비로소 생음악이 되고, 이러한 생음악은 다시 뜨거웠던 시간의 양식으로 남는다. 5년의 시간, 네 번째 회차를 맞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하 ‘피스트레인’)을 처음 자리하여 느낀 소회다. 어느 순간부터 축제가 리듬을 가진 사.. 더보기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3 리뷰 : ‘평화’를 생각하며 모인 한국과 해외 뮤지션들의 자연 속 2일간의 축제 (Part 1 - 9/2(토))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3 일시: 2023년 9월 2일(토) ~ 3일(일) 장소: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국민관광지 취재, 글, 사진 김성환 2018년에 처음 그 싹을 틔운 음악 페스티벌인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남북간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알려가자는 의도로 처음 기획되었다. 2017년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의 고문인 마틴 엘본(Martin Elbourne)이 DMZ를 방문했고, 이후 마틴 엘본을 자문 위원으로써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계획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DMZ 근방에 행사 공간을 마련하려 했지만, 결국 DMZ와 그래도 가까운 편인 철원 고석정 국민관광지로 장소를 정하게 되었다.) 당시의 다른 도시형 음악 페스티벌들에 비해 라인.. 더보기
JUMF 2023 리뷰: 3일 3색, 음악 페스티벌의 새로운 생존법을 목격하다 LIVE REPORT: JEONJU ULTIMATE MUSIC FESTIVAL 2023 일시: 2023년 8월 11일(금) ~ 13일(일) 장소: 전주종합경기장 / 클럽 더 뮤지션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JUMF)은 지난 번 프리뷰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현재 대한민국의 음악 페스티벌 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형태를 보여왔다. 기존 록 페스티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메이저-인디 씬을 대표하는 록 밴드들도 무대에 오르지만, 그 외에 수도권의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점점 외면받아온 강력한 하드 록-헤비메탈 밴드들도 이 곳에서는 맘껏 그 파워를 뿜어낸다. 게다가 그 밖에 R&B와 힙합 계열의 아티스트들, 주로 봄-가을의 피크닉형 뮤직 페스티벌에서 환영할 포크-팝 발라드 성향의 뮤지션도 라인업에서 함.. 더보기
MILEY CYRUS, 긴 좌충우돌의 시간을 지나 완벽한 자신의 음악을 완성하다 MILEY CYRUS, [ENDLESS SUMMER VACATION] (2023) 8년간의 RCA와의 계약을 마치고 콜럼비아(Columbia)레이블과 새 계약을 맺은 뒤 작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Attention: Miley Live]에 이어 올해 3월 공개한 정규 8집 [Endless Summer Vacation]은 그녀가 4집부터 현재까지 거쳐오며 습득한 다양한 장르적 자양분을 마침내 그녀의 것으로 제대로 소화한 작품이다. LP버전에서는 확실하게 사이드 구분이 되지만, CD에서도 앨범 수록곡들을 ‘AM’과 ‘PM’라는 두 파트로 구분지어놓았다. 선글라스를 쓰고 수영복을 입은 채 공중에서 헬기에 매달려 있는 자태를 그린 앨범의 커버 역시 ‘그녀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이는 그녀가 애독한 마돈나의 .. 더보기
LANA DEL REY, 맴돌지 않고 나아가다 LANA DEL REY, [DID YOU KNOW THAT THERE'S A TUNNEL UNDER OCEAN BLVD](2023) 어느덧 아홉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77분을 넘기는 대작이기도 하다. 과한 고민, 음악적 경계는 없다. 라디오나 틱톡을 의식한 노래 따위도. 라나 델 레이는 평범한 일상, 복잡한 터널 같은 관계, 주변 사람 등을 언급하며 낯선 영역을 탐구한. 2021년엔 앨범 두 장을 발표했다.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 [Chemtrails Over The Country Club]으로 대응했고, 훗날 진실이 궁금할 누군가를 떠올리며 [Blue Banisters]에 차분한 설명을 남겨뒀다. 집요한 일부 평단의 거센 비난, 오해에 흔들리지 않고 파고든 그만의 독특한 세계는 굳건하다. 미묘한 동명.. 더보기
ELLIE GOULDING, 천상의 영롱함을 담은 듯한 사운드와 목소리의 향연 ELLIE GOULDING, [HIGHER THAN HEAVEN] (2023) 엘리 굴딩은 은연중에 신비로운 음성을 내보여 온 싱어송라이터다. 그러기를 햇수로 14년 째, 엘리는 어느덧 5집 앨범 [Higher Than Heaven]을 내놓으며 팝적 존재감의 중심에 들었다. ‘빛([Lights])’에서부터 ‘훤한 푸르름([Brightest Blue])’으로까지 뻗어 나온 엘레나(엘리의 본명)의 지평이기에 앨범이 갖는 의미가 뚜렷하다. 신보를 통해 그녀는 천국보다 높고 아득한 자리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흐름이 깊고 견결하다. 형상화된 하늘 세계 혹은 심해 한가운데 미적인 포즈를 취하는 커버가 본작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앨범 속 각 트랙도 작품 내적인 만듦새에 있어 유기.. 더보기
JANELLE MONÁE, 청자의 쾌락에 발맞춘 자넬 모네식 해변 파티 뮤직 JANELLE MONÁE, [THE AGE OF PLEASURE](2023) 자넬 모네의 음악은 분명히 ‘R&B/소울’이라는 큰 틀 위에 있음에도 그 사운드를 자세히 뜯어보면 마치 공작새의 깃털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받은 영향을 화려한 색채의 스펙트럼으로 펼치는데 매우 능숙했다. 힙합, 레게, 재즈, 록 비트와 리듬이 곡에 따라 자유롭게 녹아들고, 팝적인 멜로디 감각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메시지 면에서도 흑인으로서의 프라이드, 여성주의적 시선이 강조되지만 동시에 섹슈얼리티의 솔직한 태도 역시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Dirty Computer](2018)이후 5년 만에 공개된 그녀의 정규 4집 [The Age Of Pleasure]는 흥미롭게도 앨범 제목처럼 커리어 역사상 가장 ‘청자의 쾌락에 발맞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