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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PELL ROAN, 발매 후 뒤늦은 히트와 함께 새로운 팝의 신성으로 떠오른 싱어송라이터 CHAPPELL ROAN, [THE RISE AND FALL OF A MIDWEST PRINCESS]  본명이 케일리 로즈 암스투츠(Kayleigh Rose Amstutz)인 채플 론의 스타덤은 매우 ‘더디게’ 이루어졌다. 현재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준 데뷔 앨범 [The Rise and Fall of a Midwest Princess]는 원래 2023년 9월에 처음 공개되었고, 그 해 연말 피치포크(Pitchfork)나 팝 버즈(Pop Buzz)를 비롯해 여러 음악 매거진의 연말 베스트 앨범 리스트에 포함되었으나 당시에는 상업적으로 주목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않고 그녀는 바로 ‘Midwest Princess’라는 단독 투어를 진행했고, 미국은 물론 파리, 베를린, 멜버른, 시드니, 암스.. 더보기
EMINEM, ‘Slim Shady’는 떠나고 ‘Marshall’만이 남은 신작 EMINEM, [THE DEATH OF SLIM SHADY(COUP DE GRÀCE)]  예전 같지 않은 힙합 신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신은 계속 돈다. 이 신의 이단아였던 에미넴이 올해 여름 신에 복귀했다. [The Death Of Slim Shady(Coup de Grâce)]는 어느덧 통산 12집이다. 전작인 [Music To Be Murdered By] 이후 4년 만인 걸 생각하면 신의 세계는 과연 속절없다. 그러나 그러한 자연적 흐름에 있어, 역사의 판도를 바꾼 MC의 라임 컨트롤은 전혀 퇴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거기에도 모종의 사유는 있다. 이번 앨범은 에미넴 스스로 어떤 전환점을 만들려는 결단이 담긴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걸 한마디로 압축하면 또 하나의 자아(Alter Ego)였던.. 더보기
TYLER, THE CREATOR, 창작 포화로 넘치는 힙합 예술가가 빚은 명반의 탄생 TYLER THE CREATOR, [CHROMAKOPIA]  특정 시점에서 아티스트는 자기 안의 실세가 된다. 그렇게 되면 모르긴 몰라도 그는 자신의 작품 안에서 발휘할 수 있는 창작력에 있어서만큼은 권능을 갖게 된다. 그도 물론 창작자의 감각이 일정하게 탁월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전제가 따른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데뷔 15주년을 앞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이제 확실히 상술한 영역에 속할 수 있는 힙합뮤지션이 된 것 같다. [Goblin](2011)으로 신의 루키가 된 이래 2년 주기로 너른 완성도를 보장하는 스튜디오 앨범을 만들어 온 타일러다. 올해 가을 발매된 8집 [CHROMAKOPIA]는 제작에 3년이 소요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앨범은 타일러 자신의 청소년기가 작품의 골격을 이.. 더보기
LADY GAGA, 할리퀸을 재즈퀸으로 만든 명작 LADY GAGA, [HARLEQUIN]  작사, 작곡, 가창력 모두를 포함해 완벽한 엔터테이너로 우뚝 선 레이디 가가는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와 함께 주연했던 영화 [A Star Is Born](2018)에서 연기력마저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그 어렵다는 브로드웨이 스타일마저 확실하게 소화해내며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 여세를 몰아 그녀는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의 영화 [조커: 폴리 아되(Joker: Folie a Deux)]에서 할리퀸 역할을 맡았는데, 그 작품의 사운드트랙과 관련이 짙으면서도 독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된 컴패니언 앨범(Companion Album)이자 일곱 번째 정규앨범이 바로 [Harlequin]이다. 이 앨범은 OST보다 더.. 더보기
KATY PERRY, 여성의 권리, 연대, 자부심을 강조한 7번째 정규앨범이 부른 ‘과유불급’ KATY PERRY, [143]  앨범 제목을 숫자만으로 상징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처럼, 이번에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새 앨범 [143]은 “I Love You”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녀는 변함없이 섹시하면서도 후련한 느낌으로 노래를 불렀고, 여성 그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도발적으로 잘 표현했다. 그녀가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며 어두운 시기를 보낸 후 나온 앨범이 6집 [Smile](2020)이었고, 가족의 건강 문제를 겪으며 나온 앨범이 7집 [143]이란 걸 보면, 그녀는 자신의 앨범 속에 실제 경험의 아픔을 그와 반대되는 감정인 ‘희망과 사랑’으로 풀어내려고 함을 확인할 수 있다. 글   한소영   /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이후의 리뷰 내용은 로코모션 1.. 더보기
LL COOL J, 11년만에 본업에 돌아온 진정한 힙합의 살아있는 역사와 같은 래퍼 LL COOL J, [FORCE]  지금 힙합을 듣는 10대들은 어쩌면 그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나, 힙합의 역사가 반세기를 돌파한 시점에서 엘엘 쿨 제이는 올드 스쿨부터 현재까지의 그 모든 역사와 함께한 인물이다. 그의 데뷔 싱글 ‘I Need A Beat’와 데뷔앨범 [Radio](1985)는 런 디엠시(Run DMC)와 함께 힙합이 메이저 음악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교두보가 된 기념비적 힙합 음반이었고, [Mama Said Knock You Out](1990)는 타이틀곡으로 그에게 그래미를 안겨줄 만큼 음악적으로 그의 가치를 증명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2006년 고향 데프 잼(Def Jam)을 떠날 때까지 그는 대중성에서는 확고한 자기 위상을 지켜왔다. 글   김성환   /  .. 더보기
POST MALONE, 금세기의 록스타가 컨트리를 만나 성취한 결실 POST MALONE, [F-1 TRILLION]  손댈 수 있는 건 다 만져보는 포스트 말론이 1년 만에 새 작품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정규 6집인 [F-1 Trillion]은 완전 컨트리를 표방한다. 정상에 선 채로도 필드의 동향에 늘 민감한 록스타의 필연적인 장르 선택인걸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만 넘겨듣기에는 말론의 컨트리가 형편없지 않다. 그러면 이 신보는 얼터너티브 컨트리인가, 컨템포러리 컨트리인가, 네오-트래디셔널 컨트리인가? 요소마다의 비율 차이가 있겠지만, 언급한 세부 장르들의 특성들을 곳곳에 반영하고 있다. 물론 밴드 포맷으로 축조되어 있는 덕에 컨트리 록이라 할 수도 있다. 글   허희필   /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이후의 리뷰 내용은 로코모션 11호 .. 더보기
HALSEY, 존경하고 영감받은 아티스트들의 음악 스타일로 신곡들을 만든 싱어송라이터 HALSEY, [THE GREAT IMPERSONATOR]  BTS와의 피쳐링 때문에 한국과는 더 친숙해진 할시의 신보 [The Great Impersonator]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이 앨범에 담긴 18곡의 ‘신곡’(일부 곡들은 영향받은 멜로디가 담겨 있지만 완벽한 ‘커버’는 아니다)을 아무 설명 없이 팝 음악을 깊게 듣는 리스너들에게 들려준다면, 이 음반을 할시의 ‘커버 앨범(Cover Album)’이라 착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가 존경하고 영감을 얻었던 18명의 아티스트를 선택해 자신이 그들로 ‘빙의’하여 그들처럼 자신의 신곡을 만들고 가창으로 표현해내기로 결심하고 작업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도 ‘위대한 사칭(詐稱)가’라고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글   김태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