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E, [VIRGIN]

데뷔 앨범 [Pure Heroine](2013) 이후 줄곧 유지한 로드의 ‘4년 주기’는 네 번째 앨범까지 이어지게 됐다. 2023년부터 시작한 앨범 작업이 예상보다 더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공개한 첫 싱글 ‘What Was That’은 [Solar Power] 시절의 혼란을 피해 간다. “우리가 알던 로드가 돌아왔다”라는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한 소용돌이 같은 프리뷰다. 열여섯 살에 ‘Royals’로 싱글 차트를 정복한 로드는 두 번째 앨범 [Melodrama](2017)로 평단마저 사로잡는다. 하지만 숨돌릴 틈 없던 ‘멜로드 라마 투어’가 이제 막 스무 살을 넘긴 음악가의 혼을 빼놓았다. 이후 휴식기를 맞은 그는 기후변화에 관심을 두며 간결함을 추구한다. SNS, 팝스타의 명성을 내려놓은 삶은 과거보다 느슨한 음악과 맞닿는다. 대중은 [Melodrama]와의 간극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반드시 만들어야 했던 앨범이다. 그게 [Solar Power](2021)였다.
로드는 [Solar Power]의 사운드가 온전한 자신은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애정을 드러낸다. 만약 이 과정이 없었다면 우린 [Virgin]으로 명명한 새 앨범을 아직 못 만났을 수도 있다. 현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명과 암이 뚜렷한 SNS 세계로 다시 들어간 그는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 “대체 그건 뭐였을까?”라고 거듭 외치며 모든 걸 쏟아낸 ‘What Was That’은 이별이 남긴 슬픔과 혼란을 마주한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신시사이저, 경쾌한 비트 사이에서 취약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길었던 연애와 팬데믹, 불가피한 희생을 묘사한 로드는 퇴색한 감정을 뮤직비디오에도 여과 없이 담아낸다.
글 윤태호 /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이후의 리뷰 내용은 로코모션 13호 지면을 확인하세요.)
LORDE - What Was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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