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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port Rock Festival 2018 Brief Review : Day 3

Pentaport Rock Festival 2018 Brief Review : Day 3 (8/12)


사진: 김성환



여름 최강의 3일간의 축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18 그 3일차 마지막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2일 모두 그랬지만, 3일차 낮에도 하늘은 거의 구름이 별로 없이 맑고 쨍쨍했습니다. 폭염은 계속되었구요. 그렇지만 페스티벌의 열기를 즐기러 오신 음악 팬들, 또 페스티벌 매니아 분들은 마냥 밝게만 느껴지더군요. 언제나 그랬듯 독특한 깃발들이 공연장을 휘젓고 다녔고, 올해에는 예전보다 더욱 다양한 '단체 패션'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니, 이 분들은 천하제일 무술대회에는 안가시고 왜 펜타포트를 오셨답니까? ^^ ㅋㅋㅋ



3일차도 오전 11시 이후부터 공연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 중 어느덧 인디 씬에서도 중견에 진입한 디어클라우드의 무대는 한낮의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과 활력을 동시에 안겨주는 무대였습니다. 나인님이나 멤버분들 점점 패션이 세련되어지시는 것 같아요.



3일차 공연에서 가장 먼저 제 마음을 뺏은 무대는 바로 아도이(ADOY)!!!! 이스턴사이드킥 출신의 보컬리스트 오주환(사진 위)외에도 소위 홍대 인디 씬의 '숨은 슈퍼그룹'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멤버들의 출신 밴드의 면면으로 데뷔당시부터 인디 록 팬들의 관심을 끌어왔고, 또 그 만큼 확실히 좋은 곡들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팀입니다. 이번 여름 여러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개근(?)하고 있는 이들은 'Grace', 'Wonder', 'Young' 등 이들의 대표곡들로 관객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습니다. 라이브에서 엔딩곡으로 삼고 있는 'Don't Stop'이 흐를 때는 모든 관객들의 신나는 싱얼롱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점점 성장하는 그들의 미래가 더 기대가 되네요. 



도나웨일, 트램폴린을 거친 베이시스트 정다영



프롬 디 에어포트의 반쪽인 ZEE (근데 프롬 디 에어포트는 해체인건가요? ㅠㅠ)



이스턴 사이드킥 출신의 드러머 박근창





근래 1-2년간 역시 주목받는 신진 밴드로서 많은 페스티벌 무대를 거치면서 주목받고 인정받고 있는 라이프 앤 타임. 이들의 탄탄한 연주력은 이미 인디 씬에서는 정평이 나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이제는 펜타포트 메인 무대에 서도 하나 주눅드는 것 없이 그들의 에너지를 팡팡 터트리고 있네요.






이 공연 직후 저희 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일본 내에서는 그들과 서치모스 등을 가리켜 '시티 팝 리바이벌'의 선두주자로 부르지만, 막상 본인들은 자신들을 그 장르와 연관시키는 걸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더군요. 그들에 대한 자세한 인터뷰는 로코모션 5호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듣고 있다보면 정말 해변가의 낭만이 연상되는 이들의 복고적 개러지 로큰롤 사운드는 꼭 챙겨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작년 한대음 최우수 신인상에 빛나는 새소년! 이들의 라이브도 확실히 보증할 만하죠. 취재 관련하여 이들의 공연을 보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네요. 






어머 이게 누구에요.... 한국 록팬들에겐 'The Reason' 한 곡 만으로도 추억 가득한 밴드, 후바스탱크가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펜타포트를 찾았습니다. 멤버들도 살짝 나이먹어보이긴 했지만, 그들의 열정은 어디 가진 않았습니다. 최근 앨범 노래부터 과거의 히트곡들까지 쭉 훑어가는 와중에 'The Reason'이 흐를 때 송도에 울려퍼진 떼창..... 거의 15년이 되어가는 추억이 이렇게 소환되어서 왠지 모를 아련한 감흥이 느껴졌습니다. '아, 세월이 참 오래 흘렀구나'라는 그런 감정...?? 마지막곡 'Crawling in the Dark'도 오랜만에 들으니 정말 뭉클한 느낌이었습니다.  

 







3일차의 특색은 현재 일본 내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두 팀의 록 밴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서 네버 영 비치와 함께 현지 언론들은 자꾸 이들을 라이벌처럼 묶으려하지만, 서치모스(Suchmos)는 그들과는 또 다른 그들만의 스타일이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애시드 팝 사운드의 일본식 변용?으로 제게는 느껴지더군요. 6인 밴드 포맷으로 보여준 깔끔하고 탄탄한 연주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메이저급으로 올라온 일본 밴드들은 확실히 이미 확실한 라이브 내공이 있었다고 할까요. 현장의 관객들도 3일차의 베스트 공연으로 꼽는 분이 많았습니다.   






3일차에서 아마 대중성으로 따진다면 이들의 인기를 외국 밴드도 못뛰어넘었을 것 같았던 혁오. 공연 시간에 메인 무대 객석 공간을 채운 인원으로는 오히려 헤드라이너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보다 더 많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플하게 무대 앞쪽으로 네 멤버가 나란히 서서 연주를 하는 참 희한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들의 작년 히트곡 'TOMBOY'의 떼창 장면은 거의 공연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이제는 펜타포트에도 2번 이상 왔을 뿐더러 거의 4-5번 내한공연을 가질 만큼 한국에도 꾸준히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많은 스타세일러가 3일차 코나카드 스테이지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첫 곡 'Alcoholic'의 전주가 연주될 때부터 관객들은 환호했고, 얼굴의 나이는 속일 수 없어도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그리고 재결합 이후 다시 신보를 내면서 활력을 찾은 그들의 라이브는 충분히 미소를 짓게 할 만 했습니다. 아, 이 날의 헤드라이너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이었고, 그들은 역대 한국에서 보여줬던 라이브 가운데 가장 최적의 장소에서 최강의 데시벨로 최고의 연주를 들려줬습니다. (주변에서 민원 안 들어왔나 걱정되었을 만큼) 무지막지했던 그들의 노이즈 록/슈게이징 사운드는 역대 펜타포트에서 가장 대범한 마무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밴드 측에서 사진 촬영을 허가하지 않아서..... 보여드릴 사진이 없군요. ㅠㅠ 



사실 헤드라이너가 끝나고 진행되는 심야 공연들은 출퇴근하는 관객들에게는 패스하게 되는 경향도 있긴 하지만, 올해는 3일 행사의 진짜 마무리를 보고 싶어 끝까지 남아보았습니다. 일렉트로닉 뮤지션 신세하(사진 위)의 무대와 아프리칸 뮤직과 아시안 뮤직의 결합을 추구하며 열심히 활동중인 앗싸(ASSAA, 사진 아래)의 무대가 진행될 때는 갑자기 3일동안 보이지 않던 소나기도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 시간까지도 이 축제의 흥을 즐기신 분들이 한 몇 백 명 정도는 되었으니까 ... 올해의 펜타포트도 성공리에 잘 마무리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    



이렇게 또 펜타의 3일은 흘렀고, 해마다 저는 이 행사가 끝나면 왠지 모르겠는데  "올 여름은 이제 다 끝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게 됩니다. 해마다 계속 빠짐없이 취재하다보니 그만큼 이 행사가 맘 속에서 계속 의미있게 다가오나봐요. 다시금 3일동안 신나게 준비하고 즐긴 이 곳의 모든 사람들이 진짜 즐길 줄 아는 '챔피언'이라 생각하면서, 그럼 내년 8월에도 다시 이 곳에서들 만나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