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B ONLY CONTENTS/LIVE REPORT

Dami Im(임다미) : Diva's Live and Talk Concert 리뷰

Dami Im (임다미) - Diva's Live and Talk Concert

 

일시: 2024년 3월 16일(토) 오후 5시

장소: 인천광역시 문학동 문학시어터 

 

 

호주 음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 여성 뮤지션이 고국에서 처음 펼친 단독 라이브 & 토크 콘서트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적 프랜차이즈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어온 엑스 팩터(The X Factor)의 오스트레일리아판 오디션 쇼의 시즌 5에서 우승자가 되면서 오스트레일리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는 팝 스타가 된 한국인 여성 뮤지션 임다미(Dami Im)는 이후 현재까지 6장의 정규 앨범과 몇 장의 EP를 통해 적어도 호주 내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그녀가 부른 오스트레일리아 국가의 녹음은 방송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될 만큼 전국 어딘가에서 매일 울려퍼지고 있고,  한국인으로 태어난 그녀가 2016년 전 유럽의 국가들이 참가하는 전통의 음악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 호주라는 국가를 대표하는 가수로 참가해 2위로 수상하는 영예까지 얻었으며, 근래에는 한국의 MBC가 전세계에 수출한 프랜차이즈 음악 쇼 '복면가왕(서구에선 'The Masked Singer'라고 제목으로 사용됨)'의 시즌 5에서 'Snow Fox'로서 최종 우승자가 되는 실력을 보여주었을 만큼 분명 그녀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팝 디바로 대중에게 각인되었다. 

 

어린 시절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을 갔지만, 항상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꾸준히 한국을 찾아왔던 그녀였지만, 한국의 [복면가왕] 출연 등 TV출연이나 게스트 출연 등을 제외하면 대중 앞에서 단독으로 공연을 했던 사례는 여태껏 없었다. 그런데, 최근 그녀가 호주에서 낸 영문 자서전에 이어서 한국에서 출간하게 된 에세이집 [더 히어로(The Hero)]를 발매하던 그 날, 드디어 자신만의 첫 단독 공연 무대를 한국 팬들에게 선보였다.  물론 그 공간이 서울이 아니라 인천이라는 것이 의아할 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가기 전 출생지이자 초등학교 2학년까지 생활한 곳이 바로 인천 부평구라는 사실은 충분히 그녀의 첫 무대의 장소로서는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장소인 문학 시어터는 엄밀히 말하면 거의 소극장 규모의 작은 공간이다. (문학경기장 SSG 랜더스 필드 야구장의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애초에 공연 예매가 시작하자마자 하루 만에 매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공연 당일 겨우 130~4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고, 1시간 전부터 모여든 관객들은 차분하게 그녀의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공연 무대 위에는 오직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공연 전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처음 낯선 땅에 가서 학교를 다닐 때 언어가 안 통해 의기소침하고 외톨이같았던 그녀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가장 잘 쳐왔던 피아노 연주로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환영받았다는 회고가 생각이 났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을 향한 열정의 출발점이었기에 화려한 밴드 포맷의 공연보다 오히려 그녀가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이윽고 5시부터 거의 정확하게 공연은 시작되었고, 그녀는 인사와 함께 피아노에 앉아 첫 곡으로 그녀의 2집 [Heart Beat]의 대표곡 'Super Love'를 노래했다. 이후 그녀는 공연 중간에 그녀가 좋아했던 선배 뮤지션인 보아와 김범수의 노래의 일부분을 각각 짧게 불러준 것을 제외하면 총 (앙코르곡까지) 11곡을 불러주었다. 사실 이번 공연이 공연과 토크가 함께 진행된다는 방식에, 그리고 진행자가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튱이)라는 것에 조금은 불안감도 있었지만, 곡 사이 사이에 인터뷰 토크를 진행한 그녀는 생각이상으로 영어 실력도 유창하고 품위있는 진행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쨌든 공연의 중심은 그녀의 노래들이었기에 관객들은 토크 부분에서도 그녀의 경험과 음악적 생각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 외에도 그녀의 멋진 가창을 어느 정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훌륭한 가창은 근래에는 영미 주류 팝 트렌드에서는 많이 유행이 줄어든 90년대~2000년대 디바형 여성 보컬 팝의 매력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디바'의 보컬과 '소몰이' 여성 보컬의 가장 큰 차이는 감정의 분출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낭비 없이 노래 속에 풀어놓는가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녀는 분명 그 점에서는 확실한 '디바'의 자질을 갖춘 여성 보컬이었다. 특히, 팝 보컬에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그녀 자신도 앞으로 그 방향을 좀 더 탐색하고 싶다고 밝힌) 재즈(팝)적 방향성도 그녀의 재즈 앨범이었던 [I Hear A Song]의 노래를 2곡이나 불러주면서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생각하며 쓴 곡이라는 'Marching On'은 공연에서 가장 감동있는 순간이었다.

 

 

소니뮤직과의 앨범 4장을 끝으로 그녀는 독립하여 호주의 ABC MUSIC에서 드디어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곡들 위주로 채워진 2장의 음반을 내놓고 활동중이며, 2022년 출산 후에도 바쁜 육아 속에서 작년에도 EP [In Between]과 크리스마스 싱글들을 발표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어떤 상황에서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고, 2024년에는 신곡을 만드는 시간보다는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서 창작의 우물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첫 번째 공연에 대해 그녀는 자신의 에세이집의 발매를 준비하면서  한국에 1-2개월 와 있는 시간동안 이번의 좋은 기회가 생겨 기뻤다고 말했는데, 앞으로는 한국에서 더 많은 단독 공연의 기회가 그녀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인천에서 태어난 그녀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한 무대에서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을 머릿 속에서 그려보니 꽤 멋질 것 같았다. 그런 날이 꼭 올 수 있기를. (* 아래에 그 날 공연 전체의 영상이 문학시어터의 유튜브 채널로 공개되어 있으니 당일의 스트리밍을 놓쳤다면 한 번 꼭 시청해보시길.)

 

취재    김성환  

사진    김성환, 공연 영상 캡쳐

 

[Setlist]

Super Love

Alive

Sound of Silence

Short Singing (늘... (BoA Cover) / 보고싶다 (김범수 Cover))

Smile

Never Ending Story (부활 Cover)

Marching On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The Carpenters Cover)

Collide

I Hear a Song

Hero (Mariah Carey Cover)

Encore: Feeling Good 

 

 

* 임다미와 로코모션이 가진 인터뷰 내용은 로코모션 제 10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2024.3.16 Dami Im Live in Munhak Theater (문학시어터 채널 유튜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