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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ONLY CONTENTS/LIVE REPORT

2022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차 현장 스케치(8/6)

2022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차의 날이 밝았습니다. 파라노이드 쪽에서 꼭 촬영을 해야 할 첫 번째 밴드의 공연 시간이 12시여서, 부랴부랴 행사장으로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이미 어제보다도 훨씬 많은 관객들이 밀려들고 있었고, 오후에 오시는 분들은 돋자리나 텐트를 깔 자리가 마땅치 않을 만큼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분들의 열의가 뜨겁더군요. 자, 그러면 2일차에는 어떤 공연들이 있었나 확인해 볼까요?

 

이미 수도권 지역 헤비메탈-트랜스코어 팬들에게는 지명도가 있는 팀이지만 대중에겐 조금 낯설 수도 있었던 뉴클리어 이디엇츠(Nuclear Idiots)의 무대로 2일차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햇살도 뜨거운데, 밴드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그 온도를 더욱 상승시켜 주더라구요. 메탈-하드코어 팬들은 꼭 챙겨들어보시길 바랍니다. 

 

2016년 부산에서 결성되어 드디어 인디 록 팬들에게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 소음발광입니다. 그룹의 이름처럼 개러지-펑크 록의 정제되지 않은 거친 에너지를 가득 머금고 달려주는 사운드가 매력적이죠. 그 사운드를 라이브에서 들으니 더욱 그 날 것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자 퍼포먼스가 찬반 논란의 화제를 일으켰고, 가장 최근작 [늑대가 나타났다]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포크 뮤지션 이랑의 무대는 악기는 복잡하지 않으나 (전문적인 분들인지는 모르겠는) 합창단을 대거 기용하여 타이틀 곡 '늑대가 나타났다'부터 자신의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에게는 2일차의 최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무대는 비비(BIBI)의 공연이었습니다. 음반으로, 뮤비로는 익히 들었던 곡들이지만, 확실히 무대 위를 누비면서 그녀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비비의 퍼포먼스와 확실한 가창력이 공연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이제는 리틀 윤미래를 넘어서 그냥 비비 그 이름 자체로 크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이어진 우효의 무대입니다. 맨날 음반의 사진들로만 보다가 이 분의 모습이 이런 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은 생각보다 좀 더 허당스러운(?) 느낌의 누님이랄까요?? 그녀의 그간의 대표곡들을 라이브로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라이브도 (제가 다른 내한공연에 가보지 못해서) 드디어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음악에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뮤지션의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었구요, 지난 3집 앨범의 더욱 밝아진 분위기가 라이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공연 끝나고 로코모션도 매체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에 참가했어요. 그 이야기는 앞으로 로코모션 웹과 파라노이드 지면으로 전해드릴께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무대에도 잠시 올라왔던 황소윤이 리드하는 밴드 새소년의 무대는 이제 두 세번째 봄에도 항상 그 열정적인 연주가 멋지게 느껴집니다. 현재까지 새소년이 선 국내 무대 중에서 가장 넓은 곳에 드디어 올라 선게 아닐까 하네요. 축구도 열심히 하시고, 새 음악 빨리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캐나다의 록 밴드 크랙 클라우드(Crack Cloud)의 음악은 매우 개성있더군요... 포스트 펑크에 기반을 두었지만 아방가르드한 연주까지 추가되어 예측불허의 사운드를 들려주더라구요. 펜타에 못 오신 분들은 이들의 라이브 실황들을 유튜브에서 한 번 꼭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던.... 

이제는 뭐 국민적 스타 밴드화 되고 있는 잔나비의 무대. 어쩌면 무대 앞에서 서서 본 관객의 수는 뒤이은 뱀파이어 위켄드보다도 많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2일차 카스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는 바로 데프헤븐(Deafheaven)이었습니다. 그간 영상이나 음반으로 들었을 때의 어두운 기운들이 물론 당연 존재했지만, 관객과 대면하는 무대에서의 모습은 생각 이상으로 무게를 잡는다기보다 친절한(?)인상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이들의 음악에 조금 낯설어했을 처음 보는 관객들까지도 잘 분위기에 합류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2일차의 진짜 헤드라이너!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의 무대는 꽤 준비도 많이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작 앨범의 커버에 나오는 지구 모형이 아예 무대 가운데에 크게 전시되어 있더군요. 그 앞에서 그들 역시 그간 코로나-19로 돌지 못했던 투어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신나게 무대에서 연주했습니다. 잠시동안 송도가 남국의 휴양지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준 멋진 무대였어요. 이렇게 펜타포트 2일차의 무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3일차 이야기에서 다시 만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