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여름 음악 페스티벌 가이드 (3) - 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2025
일시: 2025년 8월 1일(금) ~ 3일(일)
장소: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
글, 정리 김성환
1999년 폭풍우가 멈추게 만든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해도 건너지 않고 (코로나 `19 기간에는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계속 이어진, 국제적으로도 대한민국 최고의 록 페스티벌로 인정받아온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다가온다. 드디어 펜타포트의 이름으로 20번째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에 찾아오려는 관객들에게 올해 페스티벌의 라인업과 운영상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1. 오랜만에 해외 라인업으로만 채워진 헤드라이너 자리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2013년 현재의 송도달빛축제공원 부지로 이사온 이후 현재까지 12년이라는 시간동안 2016년과 2019년을을 제외하면 항상 3일간의 라인업의 메인 무대 헤드라이너는 '해외팀 2팀 + 국내 아이콘급 록 밴드 1팀'의 포맷으로 행사를 진행해왔다. 한국 록의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나름 그 전략은 가치있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올해는 행사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시간이기에 오랜만에 3일간의 헤드라이너를 모두 해외 밴드들에게 자리를 할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첫 날(8/1)의 헤드라이너는 펜타포트의 초기였던 2007년 첫 내한 공연을 이 페스티벌 참가로 진행했고, 18년만에 다시 펜타포트 무대에 서는 일본의 대표 록 밴드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로 결정되었다. 일본 요코하마 출신으로 2003년 소니뮤직에서 데뷔하여 지금까지 총 10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2000년대 일본 록의 베테랑으로 인기를 얻어온 이들은 올해 5월 새 싱글 ' MAKUNAE/Little Lennon'을 공개하면서 올 여름부터 활발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인데, 그 일환으로 한국 공연도 성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둘째 날(8/2)에 펜타포트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할 팀은 1990년대에 오아시스-블러-스웨이드와 함께 영국 브릿팝의 붐의 선봉장 중 한 팀이자 한국에는 결성 이후 최초로 내한하는 록 밴드 펄프(Pulp)다. 결성 시점으로 따지자면 '브릿팝'이라는 단어도, '얼터너티브 록'이란 단어조차 없었던 시절인 1978년, 영국 세필드에서 결성된 이 밴드는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라는 개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리드 보컬을 중심으로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후 1990년대 초 메이저로 올라와 [His N' Hers](1994), [Different Class](1995) 앨범을 통해 마침내 브릿팝 신의 중심에 서는 스타덤을 얻게 되었다. 2002년 밴드는 해체를 했지만, 자비스는 꾸준히 솔로 활동을 해오다가 2011년 1차 재결합, 2022년 2차 재결합 이후 지금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왔고, 올해 새 정규작 [More]를 발표하고 이제 다시 월드 투어를 시작했다. 자국 투어를 7월에 마치고 8월 중순 미국 투어로 이어지는 그 사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유일한 공연 장소로 한국 펜타포트가 택해진 것이다.
마지막 셋째 날(8/3)의 헤드라이너 역시 그간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1990년대의 대표 얼터너티브 록 아티스트인 벡(Beck)이 차지했다. 본명이 벡 한센(Beck Hansen)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벡은 어린 시절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했고, 어린 시절 접한 펑크-하드코어 사운드의 영향을 자신의 다른 뿌리인 포크와 델타 블루스 같은 루츠 음악에 적용시키며 자신만의 개성 강한 음악을 구축했고, 인디 시절 발표한 싱글 'Loser'가 미국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으면서 메이저로 승급한 후 [Mellow Gold](1994), [Odelay](1996)을 통해 1990년대 미국 얼터너티브 음악 신의 중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2019년작 [Hyperspace] 이후 아직 새 정규앨범을 내진 않았으나, 올 여름 그의 미국 투어가 7월에 마무리 되는 이후 바로 한국으로 건너와 그의 라이브 무대를 기다리던 한국 팬들과 첫 조우를 하게 된다.
2.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 알아보기
앞서 언급한 세 팀을 포함,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총 15팀의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가해 각각의 개성 넘치는 무대를 한국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첫째 날(8/1)에는 영국 런던 출신의 힙합 뮤지션 겸 배우인 리틀 심즈(Little Simz)의 무대가 국민카드 스타샵 스테이지를 장식할 예정이다. 그녀는 2010년 아역배우로 처음 연예계에 등장한 후, 이후 힙합-재즈 랩 성향의 음악들을 내놓으면서 가수로도 정식 데뷔했고, 한국 음악 팬들에게는 2024년 BTS 멤버 RM의 솔로 2집의 수록곡 'Domodachi'에 피쳐링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최근 정규 6집 [Lotus]를 공개하고 활발하게 활약중인 그녀의 첫 한국 무대가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해진다. 그 외에 2팀의 해외 팀이 인천 스테이지에 서는데, 먼저 2014년 일본 도쿄에서 결성되어 현재까지 6장의 정규작을 공개한 사이키델릭 팝 밴드 템파레이(Tempalay)는 여성 보컬 오하라 료토(小原 綾斗)를 주축으로 한 3인조 밴드로서 멜랑코리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좋아하는 한국 인디 음악 팬들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만 출신의 펑크-노이즈 4인조 밴드 모던 시네마 마스터(Modern Cinema Master)는 강렬한 포스트 펑크부터 유연한 모던 록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연주력을 들려주는 팀으로 꾸준히 좋은 팀들을 소환하는 대만 인디 록 신의 개성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날(8/2)에 국민카드 스타샵 스테이지에 설 해외 아티스트는 총 3팀으로, 일단 한국 팬들에게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필리핀 태생의 영국에서 활동중인 인디 록 싱어송라이터 비바두비(Bebadoobee)가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일 것이다. 1990년대의 인디 록과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에 강한 영향을 받은 그녀는 2017년 자신의 첫 인디 싱글 'Coffee'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47위에 올리면서 대중의 첫 관심을 받았고, 첫 정규앨범 [Fake It Flowers](2020)이 빌보드 200에서 189위로 진입하면서 세계 시장에 처음 알려졌다. 작년에 공개한 3집 [This Is How Tomorrow Moves]는 마침내 영국 앨범 차트 1위를 찍고, 빌보드 200에서도 34위까지 기록할 만큼 영국 인디 신의 국제적 스타로 발돋움했고 한국 인디 음악 매니아들에게도 관심이 뜨겁기에 이번 첫 내한무대가 매우 기대가 된다. 또한 도쿄의 밤공기를 닮은 낭만적인 시티팝 사운드로 일본 Z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3인조 밴드 오모이노타케(Omoinotake)는 그간 한국의 인디 팝 팬들과 낭만적 시티 팝 사운드를 좋아하는 J-POP팬들이 고대했던 내한 무대이기에 꼭 관람을 해볼 것을 권한다. 이미 한국의 인디 록 매니아들에게 애청되고 있었고, 작년에 한국의 밴드 혁오와 함께 조인트 앨범 [AAA]를 발표하면서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대만의 인디 록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도 이 분위기를 함께 이어갈 팀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인천스테이지에는 이미 작년에 아시안 팝 페스티벌과 단독 내한공연을 통해 그녀만의 강렬한 무대를 선보였던 일본 싱어송라이터 카네코 아야노(Kaneko Ayano)도 3번째 내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그녀는 이번 무대를 통해 보다 넓은 관객층에 그녀의 감정을 고양하게 만드는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셋째 날(8/3)에는 총 5팀의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먼저 국민카드 스타샵 스테이지에 설 해외 아티스트는 2팀으로, 한국 팬들과 2019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매우 자주 만났던 밴드이자 블랙게이즈(블랙 메탈+슈게이징)의 선두주자인 데프헤븐(Deafheaven)의 무대가 강한 사운드를 원했던 하드록-메탈 팬들에게 가장 반가움을 줄 것이고,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게 된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이자 래퍼 오드리 누나(Audrey Nuna)는 힙합과 얼터너티브 팝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창적 사운드로 미국 음악 신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소니뮤직 산하 아리스타(Arista)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그녀는 꾸준히 싱글과 앨범을 공개해왔고,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화제를 낳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여성 트리오 헌트리스(Huntr/x)의 멤버 미나의 노래 보컬을 담당했다. 한편, 인천 스테이지에는 2팀이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2022년 오사카에서 결성된 혼성 3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로 올해 첫 정규앨범을 공개한 브랜디 센키(Brandy Senki), 그와는 정 반대 성향의 미국 LA출신의 포스트 하드코어 밴드 투세 아모레(Touché Amoré)가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마지막으로 3일간의 일정 중 유일하게 제3무대인 '인천 공항 스테이지'에 서는 해외 밴드이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결성된 이모게이즈(EMO+슈게이징) 밴드 밀레데니얼즈(Milledenials)의 음악도 꽤 훌륭하니, 해당 장르의 팬들이라면 놓치지 말길 바란다.
3. 2025 펜타포트를 장식할 국내 아티스트들 중 주목해볼 아티스트들
지난 2-3년간 늘 그래왔지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거의 그 해에 한국에서 대표적인 록 계열 아티스트들과 새롭게 떠오르는 화제의 인디 뮤지션들의 정수가 라인업으로 집결해왔다. 올해도 그 점은 변함이 없는데, 장기하와 크라잉 넛(8/1), 자우림(8/3), 6년만에 재결합해 첫 무대로 펜타포트를 택한 3호선 버터플라이(8/3), 한국 메탈의 자존심인 메써드(Method)(8/2), 2020년대 MZ세대 리스너들이 가장 사랑하는 밴드들이라 할 수 있는 아도이(Adoy)(8/2)-터치드(Touched)(8/1)-카디(Kardi)(8/2)-루시(Lucy)(8/3)-너드 커넥션(Nerd Connection)(8/1), 그리고 개성있는 안무로 사랑받고 있는 힙합 얼터너티브 그룹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8/3), 작년에 이어 드디어 인천 스테이지로 한 등급 승급(!)한 화제의 걸즈 록 밴드 QWER(8/1)등 여기 지면상 다 언급하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라인업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좀 더 음악적으로 깊게 이번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다면, 그 외에도 주목해볼 팀들은 넘쳐난다. 매니아층에게 각광받는 관록의 록 밴드들 - 갤럭시 익스프레스(8/2), 바이바이 배드맨(8/3), 로다운 30(8/2), 서울전자음악단(8/2) - 등을 꼭 체크해보시기 바라며, 개인적으로는 최근 떠오르는 젊은 여성 록 싱어송라이터 3인방 - 김뜻돌(8/1), 한로로(8/3), 윤마치(8/3) - 의 공연을 한 페스티벌 기간에 다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해당 스타일의 아티스트와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 팬들에겐 챙겨들을 포인트다. 그 외에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쥔 단편선 순간들(8/2), 뛰어난 감각과 강렬한 연주력을 가진 록 밴드 봉제인간(8/1). 국내에서 독보적인 여성 하드 록 밴드로서 이미 전세계를 돌며 투어를 하고 있는 롤링 쿼츠(8/1), 악뮤의 이찬혁이 정체를 숨기고(?) 멤버로 활동중인 밴드 BABO(8/2), 부산 출신의 포스트 하드코어-펑크 록 밴드 소음발광(8/2), 작년의 데이식스처럼 보이밴드적 성향의 록 밴드인 드래곤포니(8/1)과 캐치더영(8/1) 등을 통해 한국 록 신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경향들은 과연 무엇인가를 체험할 최고의 기회를 이번 페스티벌은 선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펜타 슈퍼루키' 6팀을 소개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 페스티벌의 전통이자 록계의 주목할 만한 신인급 밴드의 발굴을 위해 진행되는 '펜타 슈퍼루키' 경연대회의 올해 TOP 6는 컨파인드 화이트(Confined White, 대상), 비공정(금상), 향(HYANG, 은상), 김승주, 심아일랜드, 크리스피(Creespy)(동상)로 결정되었다. 향과 김승주가 8월 1일, 비공정과 크리스피가 8월 2일, 컨파인드 화이트와 심아일랜드가 8월 3일 인천공항 스테이지의 초반부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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