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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Music Festival Guide (3) - 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2024

 

 

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2024

일시: 8월 2일(금) ~ 8월 4일(일)
장소: 인천광역시 송도 달빛 축제 공원

글, 정리    김성환

 

2020년대 이후로 접어들면서 이제 ‘한국의 음악 페스티벌’은 거의 ‘프로야구 시즌’만큼의 기간만큼 넓게 펼쳐져 진행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어쨌든 음악 페스티벌의 1년 중 최고의 정점은 여름의 대형 야외 페스티벌이 열리는 8월이다. 그 가운데가장 안정되고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음악 팬들과 MZ세대의 환영을 받고 있는 두 페스티벌 중 하나가 바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다. 1999년 폭풍우가 멈추게 만든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해도 건너지 않고 (코로나 `19 기간에는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생존해왔던, 국제적으로도 대한민국 최고의 록 페스티벌로 인정받아온 이 행사의 올해 라인업은 어떻게 짜여졌고, 어떤 아티스트에 주목해야 할지 이번 기사에선 간단히 정리해본다. 


Part 1: 올해 주목해야 할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 

 

잭 화이트


작년에 역대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했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올해 라인업은 과거보다 해외 밴드들의 숫자는 줄어든 감이 있지만, 그간 한국에서 그리 만나기 쉽지 않았던 록 신의 우수한 아티스트들을 한국에서 만난다는 메리트를 갖고 있다.
가장 먼저 (비록 솔로로 만나긴 하지만)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부터 현재까지 21세기의 대표적 록커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아온 잭 화이트(Jack White)가 2일차의 헤드라이너로 처음 펜타포트를 찾는다. 그는  화이트 스트라입스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래콘터스(The Raconteurs)와 데드웨더(The Dead Weather) 밴드 활동을 병행하였고, 밴드가 해체되면서 발표했던 솔로 앨범은 활동을 시작하였고, 2011년 1집 [Blunderbuss]를 시작으로 3장의 솔로앨범을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는 등 21세기를 대표하는 록 스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미 2022년에 내한공연을 한 바 있지만, 그가 더 많은 대중 앞에서 그의 긴 커리어에서 어떤 곡들을 들려주게 될 지 기대가 된다.

 

턴스타일

 

한편, 미국 볼티모어 출신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로 해당 장르 신에서는 현재 가장 핫한 팀이 된 턴스타일(Turnstile)이 1일차의 헤드라이너를 맡는다. 현재까지 그들은 5장의 EP와 3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공개하면서 2020년대 하드코어 계열 사운드의 새로운 대표주자로 부각되었고, 2021년에 발표된 3번째 앨범[Glow On]은 상업적 면에서, 그리고 비평적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이 앨범에 수록된 'Holiday' and 'Blackout' 이 제 65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격정적인 그들의 헤비니스 사운드와 함께 여름의 열정을 함께 불사르기 딱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킴 고든

 

그 밖에 미국 얼터너티브 록의 선구이자 상징과도 같았던 밴드인 소닉 유스(Sonic Youth)를 써스틴 무어(Thirstin Moore)와 이끌어왔지만, 2011년을 끝으로 그와의 이호과 밴드 해체를 거치며 여러 프로젝트 밴드를 거쳐 이제는 솔로의 길을 걷고 있는 킴 고든(Kim Gordon)이 그녀의 두 번째 솔로작 [The Collective]의 발표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르며, 1988년 영국 옥스포드 지방에서 결성된 얼터너티브 록 밴드로, 1996년 해체되었다 2015년부터 재결성하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라이드(Ride)는 작년에 기타리스트 앤디 벨(Andy Bell)의 부상으로 펑크를 낸 것을 메이크업하기 위해 약속을 지키러 올해 다시 라인업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40년간 브라질을 대표하는 스래쉬 메탈 밴드로서 활동했지만, 최근 해체를 앞두고 고별투어를 돌고있는 세풀트라(Sepultra)는 비록 막스 카발레라 (Max Cavalera)와 이고르 카발레라(Igor Cavalera) 형제는 밴드를 떠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이 긴 세월 발표한 음악들의 가치를 보더라도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마지막 기회로 그들과 함께 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언급한 이 다섯 아티스트들보다는 아직 국내에 큰 지명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들이 있다. 본명이 마리 울벤 링하임(Marie Ulven Ringheim)인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인 걸 인 레드(Girl In Red)는 올해 발표한 2번째 앨범 [I'm Doing It Again Baby!]의 발표와 함께 한국을 찾는데, 이미 고국 버전의 그래미상에서는 3번의 수상 경력이 있고 이미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인디 뮤지션이기에 이번에 펜타에서의 무대가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녹황색사회

 

타년도보다 올해의 라인업에는 일본 출신의 뮤지션들의 수가 조금 늘어난 편인데, 올해는 총 4팀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도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포스트록, 매스 록 밴드인 토(toe)는 그래도 한국에 여러 번 공연을 왔었지만, 9년 만에 공개하는 정규 4집인 [Now I See The Light]의 발매를 기념하며  다시 한 번 한국 팬들과 만나게 되었고, 현재 일본 주류 팝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팀으로는 보컬그룹 녹황색사회(緑黄色社会, Ryokuoushoku Shakai)의 첫 내한 무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아이치 현에서 고교시절 결성된 이 팀은 고등학생들의 전국구 경연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바로 프로 무대로 픽업이 되었고, 그 후 현재까지 4장의 정규 앨범과 다수의 싱글을 오리콘과 저팬 빌보드에서 히트시키면서 홍백가합전에도 2022년 출전한 바 있다.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카와타니 에논(Kawatani Enon)이 이끄는 록 밴드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는 10여년간 8장의 정규앨범을 통해서 꾸준히 매니아들을 양산하며 관록을 보여준 팀익고, 남성 싱어송라이터 오리사카 유타(Orisaka Yuta)는 블루스와 재즈에 기반하여 과거 일본의 뉴웨이브 포크나 가요곡 스스타일의 악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아티스트로, 최근 발매작 [呪文(주문)]의 신곡들과 함께 한국을 처음 찾는다. 한편, 일본 외 아시아 출신의 밴드들도 두 팀이 초대되었는데, 타이완 카오슝 출신의 펑크 록 밴드 파이어 이엑스(Fire EX.)가 들려주는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한국에서 처음 만날 수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 활동중인 밴드 골든 매머드(Golden Mammoth)는 2015년에 처음 결성된 팀으로,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기반을 두고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내성적 가사가 인상적인 밴드이며 현재 본국에서 확실한 인기를 얻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2. 그 밖에 주목해야 할 국내 아티스트들

 

작년에도 그런 느낌이 강했지만, 올해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국내 아티스트들, 밴드들의 라인업은 현재 한국 록 계열에서 모아올 수 있는 최상의 팀들을 모두 섭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새롭게 막 떠오르는 팀들부터 이미 한국 인디 록의 대표 주자가 된 팀들이 모두 "펜타포트"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다 모였기 때문이다. 

 

잔나비

 

일단 현재 한국 인디 록의 삼대장이라고해도 될 세 밴드 - 새소년, 실리카겔, 잔나비 - 가 매일 매일 각 무대의 헤드라이너급 자리에 배치되었다. 특히 잔나비의 경우는 루키로서 펜타포트에 처음 참석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당당히 마지막날의 헤드라이너이자 축제의 대단원을 장식할 밴드가 된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껴지기도 한다. 그 외에 역시 인디 록 매니아들과 평단에서 꾸준히 지지하는 밴드인 브로콜리 너마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세이수미 등도 다시 펜타포트에 방문을 해주었다. 

 

다크 미러 오브 트래져디


한편, 갈 수록 일부 헤비니스 골수 매니아들에게 라인업에 대한 불만을 들어왔던 펜타포트는 이번에는 적어도 국내 밴드들이라도 확실하게 헤비함을 보여줄 빡센 팀들을 섭외했다. 꾸준히 자신들의 사운드를 지켜가고 있는 브로큰 발렌타인(Broken Valentine), 이미 한국대중음악상 헤비메탈 부문의 후보가 되거나 수상을 했던 두 밴드인 램넌츠 오브 더 펄른(Reamnants of the Fallen)과 다크 미러 오브 트래져디(Dark Mirror of Tragedy)의 무대들은 국내 헤비메탈 매니아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펑크적 계열의 사운드를 원한다면 한국 펑크의 한 획을 그었던 검엑스(GUMX)의 무대도 오랜만에 펜타포트에서 만날 수 있다. 

 

카디


그 밖에 편하고 대중적인 록 사운드를 기대한다면 데이식스(Day 6)와 2년 연속 참여하는 이승윤의 무대를 기대해볼만 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기대한다면 추다혜차지스, 파란노을, 놀이도감 등의 신진 밴드들의 무대를 기대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슈퍼밴드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 친숙해진 여성 멤버들이 주도하는 세 밴드 - 카디(Kardi), 더 픽스(The Fix), 터치드(Touched) - 도 펜타포트에서 3일간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자, 지금까지의 설명을 읽었다면 느꼈겠지만, 이보다 더 화려한, 더 충실한 현재의 록 트렌드에 맞춘 페스티벌을 본 적이 있는가? 다음 주 주말, 이 화려한 라인업과 인천 송도의 하늘 아래에서 만나서 함께 뜨거운 여름을 함께 불사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