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usic Festival Guide (1) -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글 김성환
사진, 자료제공 DMZ 피스트레인 조직위원회
1. What is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2018년부터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 국민관광지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음악을 통해 정치, 경제, 이념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 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대중음악 페스티벌이다. 비록 대도시에서 개최되는 화려한 규모까지는 아니라해도 총 4번의 개최를 통해 이 페스티벌은 개최 취지에 부합할 만한 전 세계의 다양한 해외 (주로 인디 씬의 실력파) 뮤지션들과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음악성으로 인정받아온 거장들, 그리고 핫한 인디 씬의 뮤지션들을 지속적으로 섭외하여 2일간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꾸준히 페스티벌 매니아들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왔다. 첫 해인 2018년에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멤버로 유명한 글렌 매틀록(Glen Mattlock)이 페스티벌 측에 항공료만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라인업에 포함되었고, 이외에도 프랑스 인디 음악계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얻었던 여성 싱어송라이터 조이스 조나탕(Joyce Jonathan) 등이 참여하는 등 좋은 라인업으로써 첫 페스티벌이 진행되었다. 2019년에는 덴마크의 인기 포스트 펑크 밴드 아이스에이지(Ice Age)는 물론,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레전드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한 축이었던 존 케일(John Cale)의 참여가 확정되기도 했다. 비록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은 개최가 멈추었지만 2022년 3년만에 다시 개최되었고, 작년(2023년)에는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창단멤버였던 미하엘 로터(Michael Rother)를 비롯한 해외 인디 밴드들과 함께 이제는 한국 여성 싱어 송라이터 역사에서 확실한 고참이 된 이상은, 그리고 실리카겔, 250 등 한국 인디씬의 현재를 대표할 팀들이 무대에 올라 2일간의 축제를 빛내주었다.
2.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4에 참여하는 해외 아티스트들
오는 6월 15일(토)~16일(일)에 개최되는 네 번째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춤을 추고 바라만 봐도'(Dance on, Gaze on)'라는 주제로 총 24팀이 고석정 메인 무대에 오른다. 그 가운데 해외 아티스트는 총 8팀이 무대에 서는데, 이들의 이름들이 조금 생소할 음악 팬들도 있을 것 같기에 로코모션은 해당 팀들에 대해 DMZ 피스트레인 홈페이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6/15]
■ The Orb (UK)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은 팀이자 1988년에 데뷔한 영국의 일렉트로닉 그룹 디오브(The Orb)는 알렉스 패터슨을 중심으로 35년 동안 끊임 없이 발전해 왔다. 2023년, 디오브는 18번째 앨범 [Prism]을 발표하고, 이어서 데이비드 길모어(핑크 플로이드의 베이시스트)의 합류와 함께 광범위한 투어와 협업을 진행했다. 애시드 하우스가 혁명적 인기를 끌던 시대부터 현대 전자 음악의 시대가 오기까지, 디오브는 사이언스 픽션을 테마로 미래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탐구하고 음악적 경계를 넓혀왔으며, 그들의 앨범 [Prism]을 통해 이같이 음악적 경계를 허무는 그들의 도전을 엿볼 수 있다.
■ Yellow Days (UK)
옐로우 데이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영국의 조지 반 덴 브루크는 인디 소울 팝에 자신만의 진한 보컬을 더한다. 그의 음악 여정은 11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기타와 함께 시작된다. 그는 아직 십대였던 2015년에 이미 단독 싱글을 발표한 루키로, 2016년에 정규 앨범 [Harmless Melodies]로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어서 EP [Is Everything Okay in Your World?]와 [A Day in a Yellow Beat]을 발매한 옐로우 데이즈는 맨체스터와 LA에서의 추억을 앨범에 담아낸다. [A Day in a Yellow Beat](2020) 앨범과 EP 3부작(2022) 'Slow Dance & Romance', 'Apple Pie', 'Inner Peace'에서는 각각 LA에서 보낸 시간들과 팬데믹을 돌아보며 자신의 환경과 배경을 음악에 입히는 그의 색채가 돋보인다.
■ Meule (FRA)
이중 드럼 키트와 거대한 모듈러 신스를 갖춘 독특한 무대 레이아웃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밴드인 뮬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두 개의 돌로 이뤄진 맷돌'을 의미한다. 이들은 2019년 12월에 데뷔했으며, 그들의 음악은 크라우트락, 포스트 펑크, 개러지, 일렉트로닉, 사이키텔릭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며, Kraftwerk, Neu!, 등의 밴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2021년 발매한 셀프 타이틀(아티스트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앨범명으로 활용한) 앨범에 이어 2023년 6월에는 [Beau Red] EP를 발표한 뮬은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 투어를 해왔다. Trans Musicales, Les Escales, Levitation 등 프랑스 페스티벌들에서 이미 신비로운 무대로 극찬받아온 그들을 라이브를 이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6/16]
■ 9m88 (TWN)
9m88(조앤바바)는 대만과 미국을 주 배경으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이다. R&B,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연기, 팟캐스트, 패션 및 비주얼 아트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아시아 대표 아티스트이자 만능 크리에이터이다. 2019년 발매한 첫 정규 앨범 [Beyond Mediocrity]으로 대만 최대 인디음악 시상식인 골든 인디 뮤직 어워즈(Golden Indie Music Awards)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대만에서 단독 공연을 연이어 매진시키는 9m88는 도쿄의 SUMMER SONIC, 홍콩의 Clockenflap, 뉴욕의 SummerStage에 서며 국제적 음악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에는 88rising이 주최하는 ASIA RISING FOREVER에 초청받았으며, 2023년에는 SXSW 공식 쇼케이스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 Gliiico (JPN)
일본의 밴드 글리코는 삼형제 키오, 카이, 니코로 구성됐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란 이들은 어린 시절 일본의 식품 회사 글리코(Glico)에서 만든 간식들과 일본 VHS 테이프 등에 영감을 받아 밴드의 이름을 지었다. 일본, 필리핀, 스페인 혼혈의 문화적 배경과 Strokes, Kanye West 등 영미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는 글리코는 정식 EP 및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 크루앙빈(Khruangbin)과 피닉스(Phoenix)의 일본 투어를 지원사격하는 등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No Buses (JPN)
노 버시스는 타이세이 콘도(보컬, 기타), 고토 신야(기타), 스기야마 사오리(베이스), 와다 하루키(기타)로 구성된 4인조 일본 밴드다. 타이트한 비트 위에 얹힌 부드러운 멜로디로 데뷔하자마자 일본 음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첫 싱글 [Tic](2018)을 통해 롤링스톤 매거진 등 서양의 미디어에서도 주목을 얻은 노 버시스는 2022년 세 번째 앨범 [Sweet Home]을 발표, 같은 해 후지록페스티벌에서도 인상적인 공연을 펼쳤다. 올해 2월에는 새로운 EP [1624] 발매와 동시에 개최한 단독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약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노 버시스는 피스트레인의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일본 록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 Johnnivan (JPN)
조니반은 미국, 한국, 일본 출신 멤버들로 이루어진 다국적 록 밴드로, 2018년 도쿄에서 처음 결성되었다. Johnnivan은 '라이브 악기와 댄스 음악의 융합'을 주 테마로 특유의 음악성과 고품질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시부야 WWW X에서 열린 조니반의 첫 번째 단독 라이브 공연은 12월에 전석 매진되었고, 2019년 SUMMERSONIC 등 주요 음악페스티벌에도 꾸준히 출연했다. 이들의 2번째 신곡 'Final Girl'은 일본의 주요 음원차트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다.
■ Porridge Radio (UK)
2015년, 브라이튼에서 결성된 영국 그룹 포리지 라디오는 보컬, 작곡가, 리드 기타 연주자이자 시각 예술가인 다나 마고린이 이끄는 밴드이다. Secretly Canadian 레이블과 함께 발매한 첫 앨범 [Every Bad](2020)이 머큐리 프라이즈에 노미네이션되며 포리지 라디오는 큰 전환점을 마주하게 되고,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팬층이 형성되었다. 2022년도에 발매된 후속 앨범인 [Waterslide, Diving Board, Ladder to the Sky]를 통해 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사운드를 들고 온 포리지 라디오는 직관적이고 격정적인 라이브 공연으로 인기를 얻어왔는데, 이제 그 무대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3.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4에 참여하는 주요 국내 아티스트들
해외 아티스트들 못지않게,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면면은 결코 수도권, 대도시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 뒤지지 않는다. 마치 한국 인디씬의 역사와 현재를 2일이라는 시간 동안 다이제스트로 무대를 통해 체험할 수 있을만큼 아티스트 섭외에 공을 들였음이 느껴진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이 페스티벌의 레전드 아티스트는 2일차 무대에서 아마도 헤드라이너를 장식할 싱어송라이터 김수철이다. 밴드 작은거인의 리더로 대학가요제 시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심플한 하드 록에서 출발해 그 위에 한국적인 멜로디를 더하고, 이어서 국악과 록 음악의 접목을 시도하는 실험적 커리어를 통해 한국 록 역사에서 독보적 존재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의 음악 역사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들을 현장에서 만나볼 생각을 하니 매우 기대감이 크다.
또한 90년대 중반부터 그 꽃을 피우기 시작한 한국 인디 뮤직 씬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지켜왔던, 백현진과 장영규의 음악과 퍼포먼스의 결합으로 한 획을 그었던 듀오 어어부 프로젝트, 2000년대부터 더욱 다채롭게 확장되었던 한국 일렉트로닉 뮤직 씬을 대표하는 밴드 글렌체크, 2010년대 인디 씬을 대표할 만한 감성적 모던 록 팝 사운드와 의미있는 가사로 꾸준히 활동해왔던 9와 숫자들, 이제는 한국 힙합 씬의 가장 확실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보한 래퍼 이센스(E SENS) 등의 어느덧 인디 씬의 중견 아티스트가 된 네 팀의 무대를 5월 15일 1일차 공연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MZ세대에게는 이 선배들의 매력에 전혀 모자람 없는, 현재의 인디 뮤직 씬을 대표할만한, 특히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다양한 인디 뮤지션들을 이번 페스티벌에서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이번 라인업 속에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10년도 안되었지만 이제 한국 인디 씬의 최고 인기 밴드로 자리잡은 실리카겔(Silica Gel), 여성 일렉트로닉 DJ겸 뮤지션으로서는 자신만의 독보적 레퍼토리 능력과 리믹스 감각으로 확실한 매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는 키라라(Kirara), 미국 흑인음악의 잼(Jam)을 기반으로 한 자유로움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록 사운드를 추구하는 트리오 까데호(Cadeho), 멀티-내셔널 얼터너티브 케이팝 그룹으로서 음악과 퍼포먼스의 과감한 조합으로 사랑받고 있는 아트 그룹인 바밍 타이거(Barming Tiger), 아프리카와 한국의 전통적인 현악기들을 함께 섞어내며 다양한 전통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다국적 밴드 오마르와 동방전력 까지 장르별로 다양한 뮤지션들이 이틀간 무대에 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보다 젊음의 감성으로 가득한 록 사운드를 원하는 MZ세대라면 다음의 세 아티스트 - 매스 록 밴드 다브다(5/15)와 슈게이징과 펑크, 포스트 록이 영리하게 융합된 사운드로 제2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음반 부문 후보로 선정된 미역수염(5/15), 섬세하면서도 노이지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신예 여성 록커 한로로(5/16) - 의 무대를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4. This Year's Events
고석정의 아름다운 산천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음악에 빠져드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올해 행사에서는 전쟁의 상흔이 남은 역사적 공간을 활용한 스페셜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먼저 16일 강원도 최초 수도시설 유적인 수도국 터에서는 이민휘와 김하람이 어쿠스틱 공연을 펼치며 씨피카, 김도언, 낸시보이가 앰비언트(ambient)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외에도 DJ들이 참여해 자유로운 무대를 꾸미는 'SCR DJ 스테이지'가 열리며, 외지에서 철원을 찾는 관객을 대상으로 DMZ 생태평화공원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다가오는 6월의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 속에서 자연을 벗삼아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기존 음악 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보시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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