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임지수
당신이 혹시 JTBC의 [싱어게인 3](2023)을 즐겨보았다면 아마 Top 10까지 올라가 자신의 이름을 공개한 보컬리스트 임지수를 기억할 것이다. 비록 파이널 무대에 올라갈 6인으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한영애의 ‘루씰’을 노래하는 그녀의 가창은 분명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이미 채널A의 음악 서바이벌 쇼 [보컬플레이: 캠퍼스 뮤직 올림피아드](2019)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었기에, 그 후 데뷔하여 지금까지 5년의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아직 그간 발표한 디지털 싱글들로는 확실히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심사위원 윤종신의 말처럼 ‘임지수 이름을 단 멋진 곡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녀를 4월의 어느 날, 그녀가 연습하는 합주실에서 만나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진행, 정리 허희필
사진 제공, 진행 협조 페이버엔터테인먼트
채널A의 음악 서바이벌 쇼 [보컬플레이: 캠퍼스 뮤직 올림피아드](2019)와 JTBC의 [싱어게인 3](2023)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수의 경연 프로들을 거쳤다. [보컬플레이]에서 우승하던 5년 전의 시점과 [싱어게인 3]으로 ‘다시 마이크를 잡던’ 시점사이에 ‘보컬로서’ 특별한 마음의 변화가 있었는가?
임지수: [보컬플레이] 때는 대학생의 신분으로서 가수를 꿈꿨던 사람으로 도전했었다. 그때는 가수가 되고 싶고, 우승하고 싶다는 목적의식이 확실한 상태에서 도전했다. 반면, [싱어게인 3]의 경우는 가수가 꿈이었던 대학생이 아닌, 하나의 싱어로서 도전했던 프로그램인지라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무대 자체를 즐기는 과정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10대 시절을 통과한 걸로 알고 있다. 이국 생활이 임지수라는 아티스트의 감수성에 보탠 가치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임지수: 유학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해내는 방법을 음악으로부터 많이 얻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부분도 음악으로 인하여 극복했고, 언어와 무관하게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현지인들과 음악적 교류를 할 때도 그것을 느꼈기 때문에, 언어를 극복하는 가치로서 음악이 주는 부분이 컸다.
어린 시절 제일 처음 접한 음악을 혹시 기억하고 있다면 어떤 곡/앨범이었는지 궁금하다.
임지수: 많이 고민해봤는데, 완곡을 할 수 있었던 건 왁스(WAX)의 ‘화장을 고치고’였다. 그 외에도 김건모의 ‘미안해요’ 등 국내 발라드를 중심으로 들었고, 어머니께서 즐겨들으시는 노래가 한국 가요였기에 처음에는 그 위주로 많이 들었다.
[싱어게인 3]를 위시하여 가창 경연과 방송에서 선보인 곡들의 레퍼토리를 보면 진정으로 장르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 뚜렷하다. 본래 지향하는 음악적 가치가 그러한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었는가?
임지수: 최근에 ‘임지수의 싱싱싱’을 진행하며 1화에선 메들리 식으로 부르는 콘텐츠가 있었는데, 그때 새삼 장르를 다양하게 쓰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싱어게인 3]에서는 특별히 장르를 의식하기 보다는 곡이 가진 메시지에 중점을 두다 보니 장르가 자연스레 다양화된 것 같다.
유튜브 개인 채널을 통해서도 오랜 시간 커버 작업을 해왔는데, 커버 레코딩을 한 곡들 중 현 시점에서 혹시 다시 녹음해 보고픈 곡이 있는가?
임지수: 버클리 대학 입시 곡이었던 아델(Adele)의 ‘When We Were Young’이다. 촬영 각도도 그렇고, 보컬 부분도 더 잘 담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다시 올릴 엄두는 나지 않는다. 다시 업로드하면 조회수가 어찌 될지 모르는 까닭에(웃음), 그럼에도 다시 할 수 있다면 그 곡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도 유튜브 채널에서의 커버 컨텐츠 업로드는 지속해나갈 건가?
임지수: 물론이다. 음악을 계속해 나가면서 유튜브 활동은 쭉 병행할 것이다.
가장 최근의 싱글 ‘너도 너를(Until You)’은 아티스트 자신과 청자 모두를 향해 띄운 ‘개방된 일기’라는 심상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데뷔 싱글 ‘Monologue’ 이후 새로 쓰이는 챕터라고 느꼈는데, 곡을 녹음하던 시간 느꼈던 마음에 대해 내밀하게 말해주면 좋겠다.
임지수: ‘너도 너를’은 [싱어게인 3]를 하차한 후 지은 곡이다. 홀로 작업실에 있는데 가사가 자동적으로 나왔다. 그 당시 굉장히 추웠는데, 문득 어떤 사람들은 추위로 인하여 너무 춥다고 불평, 불만을 선택할 수 있지만, 어떤 이는 그 추위를 통하여 더 따뜻해졌다는 느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후자에 더 마음을 두며 주어진 환경과 존재를 더 사랑해야겠다는 걸 느꼈다. 더불어 이 곡은 내 음악을 향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청자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담았다. 한 마디로 무드와 함께 자연스럽게 탄생한 곡이다(웃음).
최근 발표한 싱글 곡들은 직접 곡을 짓고 노랫말을 만든 결과물이다. 제각기 풍기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이 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준다고 보는데, ‘보컬리스트’ 임지수에게 작곡의 과정도 노래와 함께 귀중한 영역인가?
임지수: 되도록 작곡 영역도 계속 가져가고 싶다. 물론 좋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곡을 받아도 좋지만, 스스로 짓는 곡의 가치도 계속해서 가져갈 것 같다. 스스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을 때 더 잘 전해질 수 있는 도움이 될 것 같기때문이다.
아티스트적 욕구를 발휘했을 때 연주해보지 않은 악기 중 다루어 보고 싶은 악기가 있는가?
임지수: 베이스를 다뤄보고 싶다. 베이스를 치며 노래하는 걸 늘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이번 생엔 안될 것 같다(웃음). 스트링 악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베이스랑 함께 노래하는 것도 대학 시절 늘 상상했었다. 스스로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건 현재로서는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는 하나의 꿈과 같다.
영감이란 비록 시간의 차원을 떠나 변해갈 수 있는 것이겠지만, 지금까지의 음악인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거나, 평소 지침/바탕이 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인가?
임지수: 10대 시절 때는 특정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받은 적이 없었다. ‘시대’라는 표현을 쓰기에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웃음), 그 때는 곡 단위로 음악을 즐겼기에 특정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은 적이 없었다. 입시 시절 때는 아델(Adele)을 좋아했었고, 더 어렸을 적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I Have Nothing’을 좋아했지만 역시 개별 곡 단위였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Hero’도 좋아했었다. 그렇게 트랙으로 좋아했기에 특정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따로 없었지만 주로 팝송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음악과는 또 다른 방향에서 임지수의 노래와 존재 그 자체에 힘 혹은 길잡이가 되는 요소는 어떤 것인가?
임지수: 빼놓을 수 없는 건 신앙이다. 그와 관련된 부분들이 늘 큰 원동력이 되곤 한다.
현재 음악 대담 컨텐츠 ‘임지수의 싱싱싱’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를 생각하던 시점과 ‘싱싱싱’을 예고한 시점이 겹쳐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해당 콘텐츠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임지수: 싱어게인 출신 분들과 계속 협업 중인데, 다 같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고 느꼈다. 경연에서 좋은 선후배, 동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의미 있었는데, 싱어게인 이후의 연장선을 어떻게 가져가면 모두에게 좋은 콘텐츠로 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찰나에 ‘싱싱싱’을 생각하였다. 다행히 소속사가 함께 고민하며 도와주다 보니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싱어게인 출신 다른 아티스트들 역시 콘텐츠를 꾸리고 있는 이유도 있다.
현재까지 3곡의 OST와 5곡의 싱글을 발표하였는데, 멀지 않은 시점에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지?
임지수: 지금 작업 중인 곡들도 있고, 좋은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는 과정도 함께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 초부터 부단히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고유한 보컬 색조를 가진 아티스트로서 꿈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달라.
임지수: 금년 6월까진 싱어게인 전국 투어를 달릴 예정이다. 그 이후로는 좋은 작품들로 찾아뵙지 않을까 싶다. 유행을 타지 않는 가수가 되는 것, 청자가 사계절 언제든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와 지수씨의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임지수: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이고, 아티스트 임지수로서도, 인간 임지수로서도 늘 좋은 에너지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임지수 - IS IT LOVE?
'FEATURES+ARTICLES > ISSUE NO.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KING GNU, 흑인음악적 그루브와 얼터너티브 록의 확장성을 결합한 사운드로 주류에서 성공하다 (2) | 2024.09.10 |
---|---|
LAUFEY at SEOUL JAZZ FESTIVAL 2024, Z세대를 대표할 여성 재즈 싱어송라이터의 첫 내한 무대 (2) | 2024.09.10 |
DAMI IM, 메이저 데뷔 11년 만에 모국 팬들을 위한 첫 단독 공연을 가진 인터내셔널 팝 디바 (5) | 2024.09.10 |
우예린, 내 노래하나를 어떤 사람의 인생에 새길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3) | 2024.09.10 |
MAX (of Fallin’ Astronauts), 몽환적인 사운드로 듣는 이를 음악 속에서 부유하게 할 오스트리아의 신진 듀오의 리더 (4) | 2024.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