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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ARTICLES/ISSUE NO.8

CAROLINE POLACHEK, 주류와 비주류의 감성을 모두 갖춘 2020년대 아트 팝의 기수 CAROLINE POLACHEK, [Desire, I Want to Turn Into You] (2023) 2005년 인디 신스 팝 밴드 체어리프트(Chairlift)의 보컬리스트로 음악 신에 처음 등장한 캐롤라인 폴라첵은 2016년 밴드가 해체할 때까지 3장의 앨범에 참여했고, 그 사이에 2장의 솔로 프로 젝트였던 라모나 리사(Lamona Lisa)와 씨이피(CEP)를 통해 이미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았다. 유아시절 부모를 따라 도쿄에서 살 며 일본 전통음악과 저패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았고, 10대 시절부터 뉴욕 언더그라운드를 통해 포스트 하드코어, 이모(Emo), 펑크, 재즈 등의 여러 장르를 동시에 섭렵한 그녀의 경험은 앞서 설명 한 음반들에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첫 공식 솔로작 [Pang.. 더보기
YAEJI, 풍선으로 바늘 껴안기 YAEJI, [With A Hammer] (2023) 뉴욕에서 태어난 싱어송라이터 겸 DJ이자 프로듀 서인 예지의 첫 EP [What We Drew](2020)이후 3년 만의 신작 [With A Hammer]는 ‘망치를 품지 않고 껴안는 법’을 다룬다. 더 정확히 말해, 분노가 솟아오르고 사그라드는 양태를 넓고 복잡한 사운드로 정성스레 포섭한다. 예지는 이 과정에 서 분노의 개인적인 맥락 또한 과감히 잘라내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대신 분노가 암시하고 일으키는 사건 자체를 주시한다. 깨지고 흩어지고 잘게 부숴지며 틈입하고 날뛰는 초반부의 대목들은 이러한 양태를 차근차근 그러나 끈질기게 옮길 따름이다. 글 김병우 / 사진 제공 강앤뮤직 (※ 이후의 리뷰 내용은 로코모션 8호 지면을 확인하세요.) Yaeji.. 더보기
ED SHEERAN, 12년간의 ‘수학 기호 시리즈’의 대단원 속에 담긴 변화 ED SHEERAN, [−](Subtract) (2023) 그가 12년간 내놓은 연산 속 여러 수학 기호들을 제목으로 삼은 정규 앨범 시리즈는 ‘감성에 이입된 수적(數的) 예술’의 범례가 되었다. 마치 ‘더한 뒤 곱하고 나눈 값’이 순차적인 산수의 이치이듯, 다양한 주제의 음악과 메시지로 따스하고 정밀하 게 대중과 호흡한 결실이다. 그리고 2023년, 에 드는 이 ‘수학 기호 시리즈’의 대단원으로써 신작 [−]를 내놓았다. 전작 [=](Equals)(2021)의 필연적 기호성 때문인 지 신보의 음악적 정의는 아무래도 ‘덜어낸 여백’ 이라 일컬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번외라곤 할 수 없겠으나, 이전의 산술 양식들에서 우러나왔 던 프로덕션과는 사뭇 다른 정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물의 끝은 그것.. 더보기
DEPECHE MODE, 동료는 하늘로 떠났지만, 음악은 계속되어야 한다 DEPECHE MODE, [MEMENTO MORI](2023) 4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디페시 모드는 신스팝(Synth Pop)이라 불리는 장르를 추구하는 많은 뮤지션에게 영향을 미쳤다. 종종 영화의 수 록곡으로 삽입될 때마다 그들의 음악은 파괴적 인 에너지를 내뿜는 마그마 같은 분노와 힘, 광기 를 대변했다. 그러나, 디페시 모드의 단단한 3개 의 고리는 작년 5월 앤디 플레처의 죽음으로 깨지고 말았다.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지만 다행히 15번째 스튜디오 앨범 [Memento Mori]가 완성 되었다. 2017년 [Spirit] 이후 6년 만이다. 2022 년 10월, 데이빗은 밴드의 새 앨범 소식과 이듬 해인 2023년 3월부터 월드투어의 시작을 공언했 다. 그리고 지난 2월 영국 싱어송라.. 더보기
SAM SMITH, 삶으로 증명한 '다색적 정체성' SAM SMITH, [GLORIA] (2023) 불완전성, 성(性)과 열정, 자기 표출. 15년차 아티스트 샘 스미 스의 4집 [Gloria]를 이루는 관념과 테마들이다. 샘은 현재까 지 3년마다 한 번씩 스튜디오 앨범을 내놓았고, 이번 앨범 역 시 그 주기를 놓치지 않았다. 9년의 시간을 돌이켜, 그가 소울/ R&B에 특화된 뛰어난 보컬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 같은 명제에 [Gloria]는 하나의 진실을 추가한다. 그가 본 앨범 으로써 허물없는 퍼포머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삶으 로 증명한 그의 ‘다색적 정체성’이 본작 속에 스스럼없이 투영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광’이라는 앨범의 제목부터 전달하려는 바는 명확하다. 멀게는 비발디로부터 연원을 찾을법한 이러한 ‘찬미’는 자신을 향한 .. 더보기
BOYGENIUS, 인디 록 신의 3대 실력파가 의기투합한 슈퍼 걸 밴드의 첫 정규작 BOYGENIUS, [The Record] (2023) ‘2023년 전반기 최고의 작품을 냈다’는 영미 평 단과 음악팬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3인조 밴드 보이지니어스는 그 그룹명과 달리 이미 인디 신 에서 잔뼈가 굵어진 3명의 여성 뮤지션들이 의 기투합한 팀이다. 포크부터 얼터너티브, 포스트 록까지 넘나드는 음악을 들려주었던 줄리엔 베 이커(Julien Baker), 인디 포크 사운드에 기반 해 그 위에 록과 전자음을 곁들인 사운드로 그래 미 신인상 후보에도 오른 피비 브리지스(Pheobe Bridges), 포스트펑크적 리듬감과 인디 포크의 결 합을 능숙하게 해내는 루시 다쿠스(Lucy Dacus) 가 그 주인공들. 루시와 줄리안은 마타도어 (Matodor) 레이블의 한식구였고, 3명 모두 비슷 한 시기.. 더보기
RYUICHI SAKAMOTO,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 장인이 남긴 마지막 정규작 RYUICHI SAKAMOTO, [12] (2023) 단순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상상한다. 건조한 관성보다는 미련한 습성이라 해야 할까? 단순하게 사는 것조차 단순하지 않다는 걸 실감하는 까닭이다. 그러던 와중에 YMO와 수많은 영화음악, 그리고 솔로작으로 한국팬들에게도 존경받는 작곡자 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의 신보 [12] 가 발매되었다. 그리고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그 의 육신은 세상과 작별하였다. 여전히 꿈결 같은 어딘가에 존재할 듯도 싶은 존재자의 부재. 삶의 이치와 죽음의 불투명성, 하이데거적으로는 죽음으로 향하는 현존의 가능성까지 모두가 하나의 음악가를 향해 말을 건다. 글 허희필 / 사진 제공 C&L Music (※ 이후의 리뷰 내용은 로코모션 8호 지면을 확인하세요.) Ryuic.. 더보기
AIMYON, 포크록과 20세기의 음악 감성으로 21세기의 청춘을 노래하다 HOTTEST J-POP ARTIST ALBUM GUIDE : AIMYON(아이묭) 글 김성환 사진 제공 워너뮤직코리아 이미 일본을 넘어서 한국에서도 최근 MZ세대의 큰 호응 속에 인기몰이하는 싱어송라이터 아이묭(あいみょん)은 1995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출신으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작사, 작곡을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받은 일렉트릭 기타는 다루기 힘들어했으나, 3학년 때 학교 외국인 교사가 귀국하며 남겨 준 어쿠스틱 기타로 다시 도전하여, 오자키 유타카(尾崎豊)나 스피츠(Spitz)의 곡을 커버하며 실력을 키웠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가 대신 응모해준 에그자일(Exile) 소속사 주최 여성 보컬 오디션에서 결승까지 올라갔다(그 때는 모리이 아이미(森井愛美)라는 이름으로 출전했지만,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