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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노트(Rainbow Note), 20대 시절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신곡으로 돌아온 시티 팝 리바이벌 듀오

2019년 디지털 싱글 '1호선'과 함께 인디 음악 씬에 등장한 여성 듀오 레인보우 노트는 현재까지 1장의 정규 앨범과 1장의 EP를 통해서 198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사운드적 트렌드인 시티 팝(City Pop)을 21세기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리바이벌'하는 음악들로 그간 차근차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지난 10월 14일, 신곡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를 발표하며 컴백한 레인보우 노트의 두 멤버를 만나 지난 4년간 그들의 활동 소감과 근황, 그리고 새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진행, 정리, 사진: 김성환

사진 제공: 루비 레코드

 

 

Q: 2019년 디지털 싱글 ‘1호선’으로 데뷔한 이후 이제 듀오 활동 4년 차를 맞게 되었다. 팀의 이름과 음악이 이제 대중에게 꽤 알려지게 되었고, 팬들도 많이 늘었다. 두 사람 스스로 지난 4년간의 활동을 간단히 회고, 또는 평가해 본다면?

안슬희(이하 ‘안’): 일단 둘이서 활동을 하게 되니까 서로 마음이 맞춰지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4년 동안 쭉 지나온 것을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도 신기하고 감사하게 된다. 
이사라(이하 ‘이’): 언니와 유독 무대 위에서 있었던 시너지 효과들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앞으로의 무대도 기대가 되고, 그 기대감으로 레인보우 노트 활동을 더 재밋고 즐겁게 해갈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Q: 두 명이 함께 무대에서 연주하고 음악을 함께 만들면서 가장 보람있다고 느낀 순간은?

 

안: 노래를 부르고 리듬을 타면서 멤버의 눈을 마주쳤을 때 느끼는 짜릿함 같은 것이 있다. ‘아, 내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하면서 채워지는 것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때 고맙긷고 하고 가장 애틋하고 든든한 느낌이 든다. 

Q: ‘시티 팝 리바이벌’이라는 음악적 컨셉트를 잡고 활동을 해왔는데, 레인보우 노트 외에도 근래에는 한국 내에서 이 트렌드를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의 수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 두 사람이 듣기에 가장 음악적으로 맘에 들었던 국내 시티 팝 리바이벌 계열의 아티스트나 악곡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안: 정말 좋아하는 곡이 하나 있는데, (원더걸스) 유빈의 ‘숙녀’라는 곡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듣고서 시티 팝의 사운드적 특성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꼈기에, 항상 우리 음악의 정체성을 생각할 때마다 다시금 찾아 듣게 된다.
이: 여러 곳에서 이 대답을 했던 것 같은데, 김현철의 ‘So Nice’(최근작 [City Breeze & Love Song](2021)의 수록곡)라는 곡을 매우 좋아한다. 브라스를 비롯한 악기들의 세팅이 제가 생각하는 시티 팝 사운드의 특성을 잘 표현한 곡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요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이다. 

Q: 올해 7월에는 드디어 일본 시장에도 진출해 그간의 대표곡들을 일본어 버전으로 재녹음한 [Your Venus Like Dilemma]를 발표했다. 일본 시장과의 연결과 음반/음원 발표는 어떤 계기로,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안: 저희도, 레이블 대표님도 항상 일본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루트를 찾는게 쉽지 않아서 꿈만 꾸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삼아보자 저희들과 레이블이 상의하여 일본 에이전시와의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진행하면서 과정이 참 신기했는데, 일본만의 특이한 음악 문화가 있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비즈니스적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특이했다. 막연했던 꿈이 갑작스럽게 이뤄지게 되어서 기뻤다. 

Q: 일본어 버전으로 새롭게 녹음해야 하면서 일본어 가사를 다시 써야 했을 텐데, 어떻게 진행했나? 가사는 원곡과 일본어 버전이 어떻게 다른가?

안: 일본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관심은 많았던 편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었으니까. 녹음할 때 번역가님을 섭외해서 기존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대체로 유지하되 일본인들이 잘 사용하는 표현, 그들의 어감에 맞는 어휘들로 고치는 방향으로 일본어 가사를 만들었다.  

 

신곡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 싱글 커버


Q: 그럼 이번 신곡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먼저 노래를 만든 창작자의 입장에서 어떤 계기에서 이 곡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안: 20대가 갖고 있는 풋풋하고 살랑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데,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별게 아닌 듯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랑이란 서로에게 툭 내뱉듯이 말하는 한 마디만으로도 좋은 것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쑥스럼 가득한 20대만 볼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을 담아봤다.

Q: ‘일상에서의 소소한 표현 속에서의 사랑’을 주제를 일기처럼 풀어 쓴 가사가 인상적이다. 두 사람은 만약 남자친구나 애인이 있다면 상대가 어떤 표현, 어떤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나?

안: 개인적으로는 담백한 스타일의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짙거나, 너무 자주표현하거나, 너무 보여주기 식의 표현들에는 잘 안 끌리는 것 같다. 그냥 툭 내뱉고, ‘사랑해’라 말하면서 스스로 쑥스러워하는, 담백한 표현들이 좋아서 가사에도 그런 내용을 담아봤다. 고민이 있으면 피곤해도 들어주며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 물론 말로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길을 걸을 때 내 속도를 맞춰 함께 걷는다거나, 눈이나 말투에서 보이는 따뜻함, 그리고 상대를 배려해주는 말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표현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Q: 사운드 면에서는 도입부부터 듣자마자 레인보우 노트 고유의 빈티지 신스팝-시티 팝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고 느꼈다. 이번 곡을 작업하면서 사운드 면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있다면?

이: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레인보우 노트만의 고유한 색깔은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저희 음악이 가진 고유한 신시사이저, 건반 사운드, 드럼 베이스 루프의 색깔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많은 사운드가 들어가 듣는 분들이 정신없지 않도록 최대한 깔끔하게 하면서도 담백하고 우리 팀만의 색깔이 잘 나올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안: 레트로함을 추구하지만 현대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 뮤직비디오 (가사 포함)


Q: 지난 4년간 꾸준히 디지털 싱글들을 한 곡씩 차근차근 공개한 후 이를 모아 신곡과 함께 정규 앨범과 EP를 발매하는 방식을 지속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새벽공기’에 이어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가 2번째 싱글이다. 향후 다음 앨범은 EP형식으로 생각 중인가, 정규 앨범 형태로 생각 중인가?

안: 구체적으로 정해진 날자는 없지만, 원래 올해 초부터 EP를 제작할 준비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좀 미뤄졌다. 내년 초, 내년 여름 이전에는 EP를 발매하겠다고 계획하고 있다. 써놓은 곡들은 많지만, 레이블과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

Q: 지난 2년 이상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였지만, 올해는 그래도 공연, 페스티벌 무대로 관객과 만날 기회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 이번 신곡 발표 후 앞으로의 공연이나 구체적 활동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이: 당장 다음 주나 다음 달에도 페스티벌 참여와 같은 일정은 있지만, 무엇보다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단독 공연이나 기획공연을 준비하려고 레이블과 상의 중이다. 저희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억울했던 것은 이제 막 팬들이 생겨서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점에 모든 공연 활동이 막혔던 일이었다. 어쨌든 팬들과 공연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꼭 마련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레인보우 노트의 팬들과 매거진 독자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안: 저희 레인보우 노트가 오랜만에 살랑살랑한 사랑 노래로 여러분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오랜만에 이런 노래를 하게 되니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노래니까 여러분도 이 가을 저희 새 노래와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뭐 사랑이 별게 있겠어?’는 저희의 과거 히트곡 중에 ‘Beautiful Night’이 생각나는 예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인보우 노트가 보여줄 수 있는 러블리하고 발랄한 시티 팝 트랙이니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꼭 여러분들과 만나는 자리 만들려 하니까 레인보우 노트에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