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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러브, 위크엔드(Smile, Love, Weekend) : 6월에 만난 새로운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

스마일, 러브, 위크엔드(Smile, Love, Weekend) : 6월에 만난 새로운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


일시: 2017년 6월 17(토)~18일(일)

장소: 난지 한강공원 특설 무대


루비 레코드가 주최하고 파스텔 뮤직, 민트 페이퍼 등이 함께 진행을 도운 새로운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 스마일, 러브, 위크엔드(Smile, LOve, Weekend) 페스티벌(일명 SLOW 페스티벌)의 개최를 바라보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와 함께 약간의 우려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일단 점점 한국의 날씨가 '열대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지산 밸리나 펜타포트같은 여름형 페스티벌과 '뷰티플 민트 라이프'같은 5월의 봄 페스티벌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인 6월에 진행되는 것도 그렇지만 1개월 전에 진행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7'과 일정 부분 라인업이 겹치는 파트도 있었기에 후발 주자로서 충분한 흥행을 거둘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행사는 기본적으로 원래 루비 레코드가 인천 제8부두에서 기획하려 했던 '사운드 바운드(Sound Bound)'의 올해 행사가 시의회가 관련 예산까지 작년에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문화재단의 임의적인 예산 전용으로 인해 실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서울로 이동해 그 진행 방식을 전환하면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라도 행사가 진행될 수 있음에 감사했지만,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또 하나의 늦봄-초여름 음악페스티벌로만 보였을 테니까 그 반응이 어떨까 새삼 궁금했던 것이다. 


페스티벌 당일 현장에 도착하니, 한낮의 고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무대 앞에서 스탠딩으로, 그리고 피크닉 존에 돗자리들을 깔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었다. 공연장의 규모와 구성은 기존에 동일 장소(난지 한강공원)에서 진행되었던 그린플러그드 서울에 비한다면 1/3정도의 공간에서 진행되었지만, 2개의 무대가 거의 겹치지 않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시간표의 배치 덕분에 심한 소리의 중첩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제 3무대인 We 스테이지의 어쿠스틱 공연은 입구쪽에 무대를 설치했고, 1무대(Smile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없을 때 진행되었기에 열심히 관객이 움직이면 거의 대부분의 공연을 다양하게 관람할 수 있는 동선과 배치를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미 초여름이 다가온 시점이라 5월에 비해서는 확실히 낮시간에는 뜨거운 햇살로 인해 더위가 심했기에 더위에 대비를 못한 관객들에겐 그늘을 찾기가 약간 힘들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주류 판매 공간에서 제공한 손님들을 위한 라운지 공간이 그 도피처(?) 구실을 톡톡히 해주었다.) 


한편, 2일간의 공연 라인업은 2일에 걸쳐 충분히 대중성이 있는 아티스트들부터 유망한 신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치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일단 인디 씬 쪽에서 가장 대중적인 파급력이 있는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 이제는 주류 랩퍼의 자리를 확실히 차지한 자이언티, 그리고 보이밴드 위너(Winner)의 전 멤버였다가 사우스클럽(South Club)이라는 팝/록 밴드의 리더로 돌아온 남태현, 정준일 등은 넓은 대중을 겨냥한 페스티벌 티켓 파워에 충실히 기여했다. 그리고 옥상 달빛, 몽니, 피터팬 컴플렉스, 페퍼톤즈, 이지형 등 이미 인디 씬을 넘어 확실한 고정 팬들을 확보한 중견 듀오/밴드들과 지난 몇 년간 인디 씬에서 새롭게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프 앤 타임, 잔나비, 위아더나잇, 신현희와 김루트 등에 이르기까지 음악적으로도 콘서트의 재미와 음악적 감동을 공히 제공할 수 있는 팀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었다. 특히 그들의 무대를 평소 다른 대형 페스티벌보다는 좀 더 가깝고 편하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페스티벌의 '가격 대비 만족도'는 꽤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제 3무대에서 열린 권나무, 최고은 등 어쿠스틱 지향의 뮤지션들과 그들이 초빙한 연주자부터 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스트들의 조인트를 보여준 무대들은 이번 공연이 제시한 꽤 의미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 장소와의 소음 간섭을 싫어하는 관객을 위해 특별 제작된 헤드폰을 제공해 가수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게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페스티벌이 앞으도 이 곳에서 연례 행사처럼 열리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주최측에서 특별한 공지를 한 것은 없다. 그래도 한국의 페스티벌 시장에서 초여름인 6월에도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이 멋지게 치러질 수 있다는 모범적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스마일, 러브, 위크엔드 페스티벌은  충분히 그 의미를 남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취재&사진 / 김성환



제 1무대 - Smile Stage (사진: 몽니 공연 장면)


제 2무대 - LOve Stage (사진: 피터팬 컴플렉스 공연 장면)



제 3무대 - We Stage (최고은/이제니 시인 공연 장면)





페스티벌 공간 & 관객들의 모습



1일차 - 롱디



1일차 - 권나무


      


1일차 - 몽니



1일차 - 뷰티 핸섬



1일차 - 칵스(KOXX)



1일차 - 전지한(피터팬 컴플렉스) + 프롬(Fromm)



2일차 - 헤르츠 아날로그



2일차 - 잔나비



2일차 - 오.웬(O.When)



2일차 - 신현희와 김루트



2일차 - We Are The Night



2일차 - 최고은



2일차 - 옥상달빛



2일차 - 볼빨간 사춘기



2일차 - 자이언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