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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te (모트), 30대의 첫해인 2025년만큼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INTERVIEW: MOTTE (모트)

 

2017년 디지털 싱글 ‘Tickin’’으로 데뷔한 이후 웹드라마 ‘에이틴(A-Teen)’의 OST ‘도망가지마’를 통해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싱어송라이터 모트는 이후에도 현재까지 꾸준히 인디 팝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과 개성 있는 보이스, 그리고 작곡 능력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EP [소중함에 대하여](2021) 이후 3년 만에 공개된, 지난 2024년 연말에 공개된 그녀의 새 EP [새삼]은 지난 2년간의 그녀의 음악적 기록들을 정리하고 팬들을 위한 보너스 선물과 같은 노래도 포함되었다. 지난 12월 26일, 홍대 근처에서 만난 그녀와 함께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뮤지션으로서의 현재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참고로 수록곡 7곡이 이미 온라인 음원으로 만날 수 있기에 이번 EP [새삼]은 피지컬 형태로만 만날 수 있다.)  

 

인터뷰 진행, 정리   김성환

사진 제공   루비레코드 

 

 

인터뷰로는 정말 오랜만이다. 일단 최근의 활동과 일상에 대해서 직접 설명해 준다면?
모트: 음악적으로는 12월 초에 단독 공연을 마무리했고, 지금은 2025년에 제가 이제 30살이 되기에, 30대로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는 중이다. 그래서 요새는 새로운 음악을 챙겨 듣는 것보다는 귀도 쉬고 마음도 쉬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이랑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내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콘서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하필 콘서트 시점에 나라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마음고생도 좀 했을 것 같다. 그래도 인스타에 올라온 걸 보면 공연은 잘 마무리된 것 같은데, 이번 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모트: 그때 정세가 매우 불안했다. 원래 공연을 준비할 때 항상 곡 사이 들어갈 멘트를 미리 타이핑해서 정리한 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놓는 편인데, 이렇게 국가적으로 큰일이 있다 보니, 중간에 내가 정해놓은 멘트 말고 “요새 정세가 너무 불안한데 다 같이 중간에 ‘대한민국 파이팅’ 한번 외치고 갈까요?”라고 말했더니, 관객분들께서 우렁차게 함께 해주셨다. 그래서 그 덕분에 이제 또 좋은 쪽으로 잘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래 크리스마스 때 하는 공연 제목을 (‘크리스마스’에서 ‘마’자를 모트의 ‘모’자로 해서 ‘메리 크리스모스’라고 정했었는데, 올해는 조금 크리스마스보다 일찍 일정을 잡아서 캐롤은 부르지 못했다. 대신 내년에 대한 걱정과 설렘에 관한 얘기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음악적으로 세트리스트도 그런 식으로 좀 내년에  더 도약하자는 방향으로 짜게 됐고, 관객분들도 내 마음에 공감했는지 관람 후 후기를 그렇게 많이 남겨주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디어 [소중함에 대하여](2021) 이후 3년 만에 새 EP [새삼]이 발매되었다. 물론 수록곡들은 거의 다 이미 디지털 싱글로 발표된 트랙들이지만 그게 한 장의 음반으로 묶여 발표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티스트 본인에게는 ‘앨범’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진다. 
모트:  원래는 새로운 곡들로만 모아서 피지컬 음반을 내고 싶었는데, (레이블과의) 논의 후에 가장 최근에 낸 신곡들을 포함하고 ‘도망가지마’의 경우만 기존 버전이 아닌 피아노 버전으로 묶어서 내보자는 쪽으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음반 커버에 잘 나온 내 얼굴을 넣어서 내 20대를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중함에 대하여]의 경우에는 내 의견이 들어갔지만, 전반적으로 디자인을 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직접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채우게 되었다. 다만 부클릿 속 한 장은 이 앨범의 지향과 결이 맞아서 디자인해주신 에스라님이 찍은 사진을 포함했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에 취미가 생겼나?
모트:  20대 초반에서 중반 넘어갈 즈음에 처음 필름 카메라를 접하게 됐는데, 내가 노란색을 진짜 좋아한다. 근데 노란색의 필름 카메라가 있어서 다른 색깔보다 비쌌지만 구매했다. 그리고 날씨가 좋을 때 나가서 찍고 그랬던 것 같다. 너무 무거워서 잘 안 들고 다니게 되긴 하지만. (웃음)

앨범에는 총 8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마지막에 보너스 트랙의 성격으로 현재의 모트의 인기에 가장 크게 기여한 ‘도망가지마’의 피아노 버전을 수록했다. (이 버전은 아직까진 음원 사이트에 올라 있지는 않다.) 라이브에서는 항상 부르게 되겠지만, 2024년에 이 노래를 다시 새롭게 레코딩한 이유나 의미를 말해준다면?
모트:  원래는 지난번에 피아니스트 윤한님과 콜라보 트랙을 준비했을 때, 그분이 ‘도망가지 마’를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게 이 버전을 작업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녹음할 때 한 곡을 녹음할 때도 좀 오래 걸리는 편이다. 목이 풀리는 것과 긴장을 푸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근데 이 버전은 원테이크(One-Take: 스튜디오 내에서 한 곡에 대한 한 번의 레코딩 작업을 의미)로 녹음해서 청자들에게도 그냥 말하듯이 감정이 그대로 전달이 될 것 같아서 기존에 있던 음원보다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사실 근래에는 (이 노래를) 잘 안 부르고 있긴 한데, 이 곡 이후에도 (이 곡만큼) 잘된 곡이 없었다고 생각해서 이젠 관객들이 오히려 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세트리스트에 넣지 않으려고 했었다. 근데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첫 버전을 발매했을 즈음에는 음색이 지금보다 좀 더 탁했었는데, 이제는 그때와 음색이 많이 달라졌기에 이 곡을 지금 다시 부를 때는 관객들에게도 좀 새롭게 들릴 것 같다.

 


그러면, 앨범 수록곡들의 이야기를 발표 순서대로 한 번 진행해봤으면 한다. 가장 오래된 곡이 2022년에 발표된 ‘대화’일 텐데,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여태 모트가 발표한 곡들 가운데 가장 시티 팝 리바이벌의 나른한 분위기가 강한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곡의 주제는 제목과 달리 대화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이 곡은 어떤 영감에서 출발했는지 궁금하다. 
모트: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가 2022년이었는데, 이때 사실 심적으로 매우 불안했던 때였다. 우울함이라는 감정이 너무 자주 찾아오니까 내가 거기에 너무 깊게 빠져있는 거다. 그래서 사람도 만나기 싫고, 그냥 혼자서 그 속에 빠져서 ‘난 너무 우울해’ 이렇게 하고 있다 보니까 문득 ‘내가 이 감정을 피할 이유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이 우울함이라는 감정이랑 대화를 한번 해보자! 내가 눈을 감아도 아무것도 안 보여도 너는 찾아오는데, 그래도 내가 피하면 어쨌든 또다시 찾아왔을 때 빠져들게 될 거니까, 그 감정과 한번 대화를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그 대화를 곡으로 풀어보았다. 그래서 이 곡에서의 화자는 나와 우울함이라는 감정이다.

‘After Sunset’은 근래에 나왔던 곡들 중 가장 로맨틱하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던 트랙이다. 곡 소개에서도 ‘(나를 포함한) 뭉근한 말들로 찬기 서린 나의 마음을 데워준 친구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적혀있는데, 모트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해진다.
모트:  엄청 뭔가 이제 일이 잘 풀리거나 기분이 좋을 때 곁에 있는 친구들도 좋은 친구지만, 안 좋은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 나를 밖으로 이끌어주는 친구들이 자주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연말이나 크리스마스에도 생각이 나고 만나고 싶을 만큼. 이 노래를 쓸 때도 좀 불안한 생각들이 많았던 때였는데, 그러다 보니까 친구들을 만나면 집에 가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밤이 되고 친구들이 이제 막차 끊긴다고 집에 가려는 모습을 보고 “아 가지 말고 내 옆에 좀 있어줘, 우리 밤새 춤을 추자.”라는 마음에서 집에 돌아와서 쓰게 된 곡이다.  

‘쉿’은 처음에는 포크처럼 시작하다가 후렴에서는 꽤 로킹해지는 편곡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특히 가사가 참 ‘모트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과 염세가 일정 부분 깔려 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은 계속 붙잡고 있는? 모트가 생각하는 ‘인생관’이 뭔지 들어보고 싶어졌다. 
모트:  근데 방금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내가) 매우 염세적이었긴 했다. 이 곡이 2023년에 나왔는데, 그 해까지 내가 매우 염세적이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벗어났지만 그런 생각이 가끔 찾아오기도 한다. 그런 기분이 들 때 오히려 빠져나오기 위해서 밝은 곡을 듣고 이러는 게 아니라 더 그런 부류의 곡을 찾아 듣는다. 그런 순간이 또 어떻게 보면 좋기도 한 게, (슬픈 곡들을 듣는 게)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만 이런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감정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동질감도 느껴지니까. 개인적으로 여전히 밴드 넬(Nell)에 엄청 빠져있는데, 그들의 노래 중에 염세적인 곡들이 많아서 그거를 한창 듣다가 이런 분위기를 레퍼런스 삼아서 이 곡을 써보게 되었다.

반면에 ‘Night Drive’는 제목만 들으면 시티 팝 리바이벌의 분위기가 강할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서정적인 어쿠스틱 포크 트랙이다. 제목과 가사와 언밸런스한 멜로디와 편곡도 나름 작곡하며 의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배경을 듣고 싶다.
모트: 밤에 하는 활동들을 좋아한다. 야간 드라이브나 야식을 먹는다든지, 아무도 안 돌아다니는 골목길을 산책한다든지, 이런 걸 좋아한다는 거다. 다만 시끄러운 건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드라이브도 밤에 하면 신호도 계속 안 걸리고, 초록불이나 점멸돼있는 그런 도로를 막 달리다 보면 기분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밤 드라이브가 되게 좋은 거구나, 차분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목도 그렇게 지었다. 사실 면허는 2020년대 땄는데, 1년 정도는 아버지와 같이 타고 다니다 혼자서 몰게 된 건 얼마 안 되었다. 아마 평행 주차 말고는 나머지는 좀 잘하지 않나 생각한다. (웃음)
 
‘표정’은 재지한 분위기와 힙합 비트가 곡의 중심을 잡아준다. 역시 이별을 이야기하는 곡인데, 연애와 이별 후에는 상대를 잊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가? 모트의 이별 극복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모트:  어디에서도 얘기한 적이 없긴 한데, 무슨 일이든 대체로 빨리 잊는 편이지만 첫사랑을 잊는 데 조금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랑 비교하게 되면서 다시 그 사람한테 연락을 하게 되는 때가 있었는데, 그 사람과 마지막에 정리하던 때에 했던 말들이 떠올라서 이 가사에 녹여냈다. 그때 ‘몇 년 동안이나 이 사람이 기준점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이 사람이랑 절대 안 되겠구나, 인연이 아닌가 보다’하는 마음이 한 번에 차갑게 든 거다. 그래서 이 곡을 만들게 되었는데, 처음에 데모를 따로 마이크로 녹음을 안 하고 기타를 치면서 영상을 찍어서 프로듀서분께 보내드렸다. 그분과 2년 정도 같이 작업을 했는데, 내가 마음을 좀 늦게 여는 편이라 그때까지도 그리 친하다 느끼진 않았다. 근데 그때 이 정도 되었으면 내가 장난을 조금 걸어도 되는 느낌이라 생각해서 마지막에 표정을 웃기게 지어서 영상을 보냈더니, 이 곡을 편곡해서 다시 내게 파일을 보내줬을 때 ‘표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내준 거다. 그래서 왜 이 제목을 붙였냐고 물어보니, 마지막 표정이 너무 익살스러워서 붙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가사와 상관없이 ‘표정’이 제목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두 글자 제목을 좋아하기도 하고. 앞으로 또 뭔가 이별을 겪을 일이 있을까 싶긴 한데, 누군가를 만나면 좀 오래 함께하고 싶기에 이젠 하림의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는 제목처럼 이별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잊는 게 맞지 않나 싶다. 

 


‘Ocean’도 음반 속에서 가장 록 비트와 밴드 편곡이 강한 트랙이란 생각이 든다. 바닷가에서의 낭만이 담긴 곡인데, 흥미롭게도 11월에 처음 공개되었다. 섬머송으로 아껴둘 생각은 혹시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그 추억을 차분하게 돌아보고자 만든 것일까?
모트: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고, 이 곡을 작업한 게 9월쯤이었을 거다. 근데 이제 곧 겨울이 되니까....... 원래 처음에는 프로듀서님이 바다가 생각나는 비트를 써보자 해서 만들었는데, 이제 겨울이 오니까 겨울 바다를 떠올려도 좋겠다, 눈을 떠올려도 좋겠다는 다양한 의식의 흐름이 이어져서 일단 메모장에 적어놨다. 이 노래는 계절 상관없이 그래도 나중에 또 사람들이 찾아 듣는다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이 노래가 완성되었다. 한편으로 이 곡의 가사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모티프가 되었는데,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3의 ‘샌 주니페로(San Junipero)’라는 에피소드를 보고 쓰게 되었다. 그 에피소드를 보다가 주인공 두 명이 바닷가 앞에서 고민을 얘기하는데, 뭔가 앞에 걸림돌이 있을 때도 함께 있는 곳이 바다 앞이었고, 같이 뭔가를 해보자고 할 때도 바다 앞이었기에, 바다란 끝이 없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곳이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드디어 이번 신보를 앞두고 공개된 신곡 ‘어디든지’의 차례다. 누구나 이 노래를 들으면 어딘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할 느낌을 주는 곡인데, 본인도 평소에 그렇게 자주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있는지, 그렇게 떠난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었다면 어디였을지 궁금하다. 
모트: 여유만 된다면 좀 어디 가서 한 달 살기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시기니까 그건 힘들 것 같다. 해외의 경우엔 원래 처음에는 내가 해외를 나갈 일이 있을까 생각해 여권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레이블을 통해 중국 샹하이로 공연을 가면서 처음 만들었는데, 아무리 일로 다녀온 거라고 해도 그렇게 한 번 다녀오니까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이제는 항공권이 저렴하게 나오면 해외도 나가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어딘가에 ‘고립되는’ 거다. 눈이 많이 오거나 비가 많이 올 때 아무도 전파도 안 터지는 곳에서 불 하나 이렇게 모닥불 하나만 켜놓고 고립되고 싶은 여행을 해보고 싶다. 

 

모트 - 어디든지 (Special Live Clip)


현재까지 여행 다녀본 곳 중에 어떤 곳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모트: 상하이는 어쨌든 일로 갔던 거고, 그 이후에 혼자 갔던 태국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시절엔 혼자서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하지 못했고, 혼자서 밥을 먹는 것도 못 했었다. 그래서 그런 두려움을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번 혼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여행을 가보자고 해서 무턱대고 항공권을 끊었던 게 방콕 여행이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은 하기에 앞서서 불안한 마음이 많이 들지만, 근데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라는 것을 태국 여행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그때 5일간의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최근의 대만 여행도 기억에 남는데,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정말 외진 곳까지 돌아다녔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배가 고파서 로컬 식당에 무작정 들어갔는데, 매우 잘 대해주셔서 고마웠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 속에 등장하는 공동 작곡자나 편곡자들의 이름이 아직은 낯설다. 자주 크레딧에 이름이 보이는 이리온(Yiry-On)과 ‘어디든지’에 참여한 이명재는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다. 소개를 좀 해준다면?
모트: 이명재 감독님 같은 경우는 레이블 대표님이 소개해 주신 분인데, 제가 그간 이리온 작곡가님과 좀 오래 작업을 했기에, 대표님이 다른 사운드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심사숙고 끝에 함께 만나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작업물이 너무 잘 나온 것 같고, 너무 친절하셔서 작업이 수월하게 흘러갔다. 이리온님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도 제가 뭐 라이브 클립 찍거나 이럴 일 있을 때 믹싱해 주시고 이런 식으로 많이 도와주시는 분인데, 그분이 이명재 감독님을 소개시켜 주셨다. 다른 지금 함께 있는 세션 분들이나 아니면 여기 크레딧에 올라와 있는 함께 작업한 사람들도 다 이리온님의 소개로 알게 된 분들이다. ‘로켓’(2020)이라는 곡을 작업할 때부터 이리온님과 알게 됐는데, 이것도 회사에서 소개해 주신 거였다. 내가 발이 그리 넓지는 않다. (웃음)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모트의 음악은 확실히 일관된 면이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 자신의 음악 작업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었던 음악들과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 국내든, 해외든.
모트:  일단 꾸준히 좋아하는 장르 중의 하나는 힙합인데, 그래서 가사를 쓸 때 라임 같은 거를 맞춰 써놓는 걸 좋아한다. 박자도 그런 식으로 타는 걸 좋아하고. 또 레퍼런스를 얻는 아티스트에 관한 질문이 항상 제일 어려운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리지 맥칼파인(Lizzy McAlpine)이라는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분처럼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데모를 작업할 때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써 왔던 것 같고, 근래에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한동안 기타를 손에서 놓았다가 그분의 영상을 보고 다시 기타를 잡았고, 피어싱도 그분에 영향을 받아 뚫게 되었다. 일종의 롤 모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음반에 실린 7곡만으로 한정했을 때, 모트의 베스트 트랙은 이 중 어떤 곡일지 궁금하다. 이유와 함께 설명해 준다면?
모트:  ‘Night Drive’일 것이다. 그 곡이 아무래도 데모 버전이랑 가장 비슷하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적인 분위기를 이번 음반 속에서 가장 잘 표현한 곡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어떤 사랑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곡, 차분하고 낭만적인 사랑을 노래한 곡인 것 같다. 

 

모트 - Night Drive (Acoustic Live Clip)


그러면 평소에 편곡이 두껍게 쌓이는 쪽보다는 덜 쌓이는 걸 좋아하는가? 
모트:  좀 미니멀한 편곡을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근데 제가 한창 ‘로켓’이랑 ‘시차’를 만들던 시기엔 미디(Midi) 사운드에 빠져서 편곡적으로 다양해졌었는데, 다시 돌고 돌아 이제는 데뷔 시절처럼 다시 기타로 어쿠스틱한 음악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참 최근엔 어수선한 세상이지만, 2025년 새해는 또 올 것이고, 분명히 봄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새해를 기다리며 갖는 모트의 소망과 바램이 있다면?
모트:  미신을 믿는 편은 아니지만, 2024년에는 주변에서 하도 ‘아홉 수’ 얘기를 해서 그거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고, 사실 음악적으로도 신곡 발표를 많이 하지 못했던 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멘탈이 강해진 해였던 것 같아 즐거웠던 한 해였다. 2025년에도 이 기운을 받아서 더 단단한 30살이 됐으면 좋겠고, 음악적으로도 고민이 항상 많지만 30대의 첫해만큼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모트의 팬들에게 (새해 인사 포함)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면?
모트:  안녕하세요, 모트다 모트! 모트입니다. 2025년 을사년이 다가오는데, 새해는 뱀의 해라고는 하지만 저는 모든 12간지 띠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짝수보다는 홀수를 좋아해서 2025년인 올해는 뭔가 매우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저뿐만이 아니라 여러분들도 다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고민하시는 모든 일들 그리고 바라시는 모든 일들이 다 하나씩 이뤄지는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잊지 말고, 제 음악도 많이 들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트의 새 피지컬 EP [새삼] 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