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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 페스티벌 가이드 (3) - JUMF(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 2023 (Part 2)

JUMF 2023 공식 로고

 

앞선 기사에서는 2023년 여름 시즌의 음악 페스티벌 가운데 또 하나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JUMF(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2023 행사의 성격과 그 역사, 그리고 3일간의 국내 아티스트 라인업에 대해 설명해드렸다. 이번 글에서는 비록 숫자는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여러 국가에서 다양하게 참가한 해외 아티스트들의 라인업과 그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K-POP 그룹들과 유사한 댄스 팝/아이돌 그룹들부터 일본과 유럽의 헤비메탈, 일렉트로닉 아티스트까지 장르도 다양하기에 아직 그들에 대해 잘 몰랐다면, 이 글이 관람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일차: 8/11(금)]

1일차에 무대에 서는 해외 아티스트는 필리핀의 연예 기획사 SBTown이 기획한 2팀의 (아이돌형) 보컬 그룹들이다. SBTown은 2012년 한국의 연극 배우, 코미디언, 뮤지컬 제작자, 공연 기획자였던 정성한이 설립한 연예 기획사인 ShowBT 엔터테인먼트의 필리핀 브랜치에서의 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현재 이 회사가 기획해 데뷔시키고 매니징하고 있는 2팀이 모두 한국에 와서 처음 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되는 것이다. K-POP적인 제작 방식이 적용된 팀들이기에 곡의 분위기나 퍼포먼스 모두 K-POP의 형식미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특징이며, 특히 필리핀 연예인들이 전통적으로 노래와 춤에 능한 민족이기에 그 완성도도 별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무대에서 그들을 직접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YGIG

 

YGIG: 알렉세이(Alexei), 주얼(Jewel), 메익(Maeg), JM, 헤이즈(Haze), 비엔(Vien)으로 구성된 6인조 걸그룹. 그룹명은 'You Go I Go'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데뷔 전 4년간 소속사의 탤런트 캠프를 통해 집중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2만명의 오디션을 뚫고 합격한 멤버들이라고. 데뷔 당시에는 멤버 달린(Darlene)이 함께 있어 7인조로 출발했지만 데뷔 싱글 <Shaba Shaba> 이후 그녀가 건강과 학업 문제로 탈퇴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팬덤의 이름은 WeGo. 필리핀 내 음악 시상식인 위시 뮤직 어워드(Wish Music Award)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4곡의 싱글을 발표했다. 음악 분위기는 블랙 핑크 등이 연상되는 힙합 비트에 기반한 걸크러쉬 댄스 팝이다. 오는 8월 6일 첫 EP [YLGOIVGE]를 공개할 예정인 이들은 신보의 음악들을 한국 전주에서 가장 빨리 라이브로 선보이게 될 것이다. 

 

YGIG - Touch Down

 

PLUUS: 역시 같은 SBTown에서 2023년 3월 데뷔한 댄스 팝 보이밴드 플러스는 테오(Theo), 갭(Gab), 옌(Yen), 하로(Haro), 저스틴(Justin), JL의 6인조 팀이다. 역시 소속사의 탤런트 캠프를 통해 선발되었다. 3월 31일에 싱글 대신 처음 3곡이 담긴 EP [+.Y.M.]를 공개했으며, 이 속에 수록된 <Amigo>, <My Time>, <Cross My Heart>의 뮤비도 동시에 공개했다. 발랄한 일렉트로닉 댄스 팝부터 힙합적인 거친 비트의 사운드까지 다양한 컨셉트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그 노래들 모두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PLUUS - Cross My Heart

 

[2일차]

2일차의 해외 뮤지션들은 주로 헤비메탈 계열이나 그에서 파생된 일렉트로닉 계열의 아티스트들이 배치되었다. 특히 두 아티스트는 이미 2019년에 JUMF 무대에 섰던 경험이 있어서 이들이 얼마나 이 페스티벌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지도 확인시켜준다. 장르 매니아가 아니면 잘 모를 수도 있는 아티스트들이기에 사전 지식이 있을 때 이들의 무대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Victor Smolski & Almanac

 

Victor Smolski & Almanac: 기타리스트 빅터 스몰스키는 독일의 대표적인 헤비메탈 밴드 레이지(Rage)에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재적했던 뮤지션이다. 지금의 벨라루스인 구 소비에트 연방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교향악 작곡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6살 때부터 피아노와 첼로를 배웠고, 이후 기타까지 배우게 되면서 클래식이 아닌 록 아티스트의 길로 접어들었다. 14살 때 부터 록 밴드 페스니어리(Pesniary)에 가입해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 팀은 스콜피언스(Scorpions)와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을 했던 밴드이자 당시 소련에서 인기가 좋았다. 이후 여러 밴드를 거치다가 1993년 독일로 영구 이주하여 1994년 첫 솔로 앨범 [Destiny]를 발표했으며, 1995년부터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마인드 오디세이(Mind Odyssey)의 멤버로 밴드의 주요한 송라이터 역할도 맡았다. 그러다가 이미 1980년대부터 활동하면서 독일과 유럽권에서는 인기 밴드로 자리잡았던 헤비메탈 밴드 레이지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후 레이지의 음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들의 첫 클래식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Lingua Mortis](1996)의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빅터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보다 클래시컬한 사운드의 심포닉 메탈 음악에 대한 욕구를 이어가기 위해 결국 레이지를 탈퇴하고 지금의 밴드 알마낵을 결성하게 되었다. 여성 싱어 재니트 마르케브카(Jeanette Marchewka)와 2명의 다른 남성 보컬들을 영입하고 자신이 기타와 키보드를, 그리고 베이스-드럼 포맷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현재까지 3장의 앨범들 - [Tsar](2016), [Kingslayer](2017), [Rush of Death](2020) - 을 통해 보다 대중적인 심포닉 메탈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참고로 이번 JUMF에서는 2일차에는 알마낵의 무대를, 3일차에는 빅터가 솔로로서 어번 스테이지(Urban Stage)에서 다른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하게 된다.)

 

Almanac - Hands Are Tied (Live)

 

Zardonic: 베네주엘라 출신의 키보디스트이자 DJ, 작곡자, 프로듀서인 자도닉(본명 Federico Ágreda)은 소위 '메탈스텝(Metalstep)'이라 불리는, 덥스텝(Dubstep)과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등의 EDM 비트를 기반으로 그 위에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헤비메탈 사운드와 멜로디를 접목한 사운드로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온 뮤지션이다. 2001년 고향 베네주엘라의 블랙 메탈 프로젝트 고어프리스트(Gorepriest)의 일원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그는 2004년부터 자도닉이라는 현재의 이름을 갖고서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6년 싱글 <Inherit>을 시작으로 2010년대에 전 유럽과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는 세계적 일렉트로닉 DJ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특히 2015년 발표한 싱글 <Bring It On>은 NBC 스포츠 네트워크에서 [World Series of Fighting]이라는 종합 격투기 프로그램의 메인 트랙이 되면서 큰 반향을 얻었다. 최근 그는 4번째 정규 앨범 [Superstars]를 발표했는데, 이번 내한 공연 역시 이 신보를 위한 투어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서 펼쳐지는 로킹한 에너지는 그간의 EDM사운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Zardonic - Death By The Bassline

 

DEVILOOF: 케이스케(Keisuke, 보컬), 레이(Ray, 기타), 다이키(Daiki, 베이스), 아이사쿠(Aisaku, 기타), 칸타(Kanta, 드럼)(2023년 현재 기준)으로 구성된 일본의 5인조 비주얼계 메탈 밴드. 비주얼계의 이미지적 전통과 데스코어(Deathcore) 사운드를 융합하여 개성있는 그들만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팀이다. 2015년 10월 첫 싱글 <Ruin>으로 공식 데뷔하여 2016년 첫 EP [Purge]를 통해 데스코어 뿐만 아니라 브루털 데스, 그라인드 코어 등의 사운드를 추가해 오리콘 인디즈 차트 1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아치 에너미(Arch Enemy)나 베이비메탈(Babymetal)의 아트워크로 잘 알려진 에가와 토시히로의 디자인으로 만든 현재의 밴드 로고가 처음 등장한 첫 정규작 [Devil's Proof](2018)로 비주얼계와 메탈 씬에서 동시에 인정을 받아냈으며, 이후 2집 [Oni](2019)와 3집 [Dystopia](2021)로 활동하면서 비주얼계식 화장은 조금씩 순화(?)시켜갔지만, 그들의 사운드를 더 치밀하고 세련되게 다듬어갔다. 지난 2022년 마침내 토쿠마 저팬(Tokuma Japan)과 계약을 맺고 메이저 데뷔에 성공한 이들은 신작 EP [Damned](2023)를 발표하면서 보다 넓은 세계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Deviloof - Damn

 

[3일차]

3일차에는 어번 스테이지(클럽 더 뮤지션)에서 진행되는 기타리스트들의 특별 무대에서만 해외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다. 2일차에 출연했던 빅터 스몰스키와 자도닉이 이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하는 데, 기타리스트들의 대결 무대에서 일본의 테크니컬 기타 레전드 한 명이 함께 하게 된다. 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Kobayashi Shinich

 

Kobayashi Shinich(小林信一): 일본의 연주자 코바야시 신이치는 한국의 기타 학도들에게는 그의 기타 교본 시리즈인 "지옥의 메카니컬 트레이닝"의 저자로서 잘 알려진 일본 최고의 속주 기타리스트다. 도쿄도 태생인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당시까지는 그저 취미였을 뿐이고 대학교 졸업 이후 뮤지션 양성 학교 MI JAPAN의 강사로서 취업한 이후 20대 중반에 TV나 CM송의 기타 레코딩, 송라이팅 등의 작업을 하면서 프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하드 록 밴드 알 원(R-ONE)에서 활동했으며 ESP나 SCHECTER(섹터) 기타 브랜드의 모니터를 맡아 7현 기타의 개발에도 협력했다. 2004년 일본의 음악 서적 기업 리토 뮤직을 통해 [지옥의 메카니컬 트레이닝 - 프레이즈편]을 출간하면서 그의 존재를 확실히 인정받았으며, 이후 밴드 블러드 식스(BLOOD IV)를 비롯해 이 시리즈의 다른 저자들과의 지옥 쿼텟(地獄カルテット)이라는 팀을 결성, 활동하기도 했다. 솔로 앨범으로는 2010년작 [ネクタイ地獄(넥타이 지옥)]이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2017년에 발표된 요코제키 아츠시(Yokozeki Atsushi)와의 조인트 앨범 [ジェット地獄(제트 지옥)]이 라이센스반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2019년에는 알 원을 재결성하고 2020년에는 기타리스트 마에다 타카야(Maeda Takaya)와 함께 연주 유닛 [2.5 Metallified]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교본과 유튜브로만 만났던 그의 연주를 직접 눈앞에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기타 매니아들은 놓치지 마시길. 

 

Kobayashi Shinich - Theme of [Detective Conan] (C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