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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모션 8호

MILEY CYRUS, 긴 좌충우돌의 시간을 지나 완벽한 자신의 음악을 완성하다 MILEY CYRUS, [ENDLESS SUMMER VACATION] (2023) 8년간의 RCA와의 계약을 마치고 콜럼비아(Columbia)레이블과 새 계약을 맺은 뒤 작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Attention: Miley Live]에 이어 올해 3월 공개한 정규 8집 [Endless Summer Vacation]은 그녀가 4집부터 현재까지 거쳐오며 습득한 다양한 장르적 자양분을 마침내 그녀의 것으로 제대로 소화한 작품이다. LP버전에서는 확실하게 사이드 구분이 되지만, CD에서도 앨범 수록곡들을 ‘AM’과 ‘PM’라는 두 파트로 구분지어놓았다. 선글라스를 쓰고 수영복을 입은 채 공중에서 헬기에 매달려 있는 자태를 그린 앨범의 커버 역시 ‘그녀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이는 그녀가 애독한 마돈나의 .. 더보기
LANA DEL REY, 맴돌지 않고 나아가다 LANA DEL REY, [DID YOU KNOW THAT THERE'S A TUNNEL UNDER OCEAN BLVD](2023) 어느덧 아홉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77분을 넘기는 대작이기도 하다. 과한 고민, 음악적 경계는 없다. 라디오나 틱톡을 의식한 노래 따위도. 라나 델 레이는 평범한 일상, 복잡한 터널 같은 관계, 주변 사람 등을 언급하며 낯선 영역을 탐구한. 2021년엔 앨범 두 장을 발표했다.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 [Chemtrails Over The Country Club]으로 대응했고, 훗날 진실이 궁금할 누군가를 떠올리며 [Blue Banisters]에 차분한 설명을 남겨뒀다. 집요한 일부 평단의 거센 비난, 오해에 흔들리지 않고 파고든 그만의 독특한 세계는 굳건하다. 미묘한 동명.. 더보기
ELLIE GOULDING, 천상의 영롱함을 담은 듯한 사운드와 목소리의 향연 ELLIE GOULDING, [HIGHER THAN HEAVEN] (2023) 엘리 굴딩은 은연중에 신비로운 음성을 내보여 온 싱어송라이터다. 그러기를 햇수로 14년 째, 엘리는 어느덧 5집 앨범 [Higher Than Heaven]을 내놓으며 팝적 존재감의 중심에 들었다. ‘빛([Lights])’에서부터 ‘훤한 푸르름([Brightest Blue])’으로까지 뻗어 나온 엘레나(엘리의 본명)의 지평이기에 앨범이 갖는 의미가 뚜렷하다. 신보를 통해 그녀는 천국보다 높고 아득한 자리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흐름이 깊고 견결하다. 형상화된 하늘 세계 혹은 심해 한가운데 미적인 포즈를 취하는 커버가 본작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앨범 속 각 트랙도 작품 내적인 만듦새에 있어 유기.. 더보기
JANELLE MONÁE, 청자의 쾌락에 발맞춘 자넬 모네식 해변 파티 뮤직 JANELLE MONÁE, [THE AGE OF PLEASURE](2023) 자넬 모네의 음악은 분명히 ‘R&B/소울’이라는 큰 틀 위에 있음에도 그 사운드를 자세히 뜯어보면 마치 공작새의 깃털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받은 영향을 화려한 색채의 스펙트럼으로 펼치는데 매우 능숙했다. 힙합, 레게, 재즈, 록 비트와 리듬이 곡에 따라 자유롭게 녹아들고, 팝적인 멜로디 감각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메시지 면에서도 흑인으로서의 프라이드, 여성주의적 시선이 강조되지만 동시에 섹슈얼리티의 솔직한 태도 역시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Dirty Computer](2018)이후 5년 만에 공개된 그녀의 정규 4집 [The Age Of Pleasure]는 흥미롭게도 앨범 제목처럼 커리어 역사상 가장 ‘청자의 쾌락에 발맞춘’ .. 더보기
JESSIE WARE, 반세기 전 댄스 클럽으로 그녀와 함께 떠나는 시간 여행 JESSIE WARE, [THAT! FEELS GOOD!](2023) 2012년 데뷔 앨범 [Devotion]과 함께 영국 음악 씬에 오랜만에 신스 소울-팝 사운드를 전파하며 주목을 받았던 제시 웨어는 이후 2~3년마다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면서 모든 앨범을 영국 앨범차트 10위 안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후 본국에서의 인기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그녀는 전작 [What’s Your Pleasure?](2020)에서 그간의 음악에 좀 더 리드믹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싱글 히트곡 ‘Spotlight’이 대표하듯이 디스코와 신스 팝의 그루브가 그녀의 음악에 추가되었고, 팝계의 디바들이 모두 ‘디스코의 재발견’을 자신들의 음악에 활용하는 흐름 속에서 그녀도 제 2의 도약의 기회를 얻었고, 음악적으로도 평.. 더보기
AVA MAX, 2020년대의 댄스 팝 디바의 정상에 도전한다 AVA MAX, [DIAMONDS & DANCEFLOOR] (2023) 본명이 아만다 에이바 코치(Amanda Ava Koci) 인 에이바 맥스의 부모는 알바니아인으로 1992년 모국의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파리를 거쳐 미국 위스콘신 주로 건너와 그녀를 낳았다. 비록 힘겨운 생활을 하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지만, 각각 오페라 가수, 피아니스트였던 부모의 음악적 유전자를 물려 받았기에, 버지니아로 이사 한 후 10살부터 라디오 디즈니의 노래 대회에 참가할 만큼 자신의 재능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14 살에 자신의 예명 ‘Ava’를 채택하며 본격적 뮤지션의 길을 꿈꿨다. 성년기에 접어들며 오빠를 매 니저삼아 캘리포니아로 건너왔지만, 데뷔의 길은 녹녹하지 않았다. 다행히 2015년 아틀랜틱 (Atlantic.. 더보기
SHANIA TWAIN, 댄서블한 전자음 비트가 깔린 진화한 팝 크로스오버 SHANIA TWAIN, [QUEEN OF ME](2023) 2017년 5집 [Now] 이후로 6년 만에 터트린 샤니아 트웨인의 폭죽같은 새 앨범 [Queen Of Me]의 음악들은 꽤 과감하다. 일단 우리에겐 BTS의 No. 1히트곡 ‘Dynamite’의 작곡에 참여했던 데이빗 스튜어트(David Stewart)와 제시카 아곰바(Jessica Agomba) 등과 협업한 첫 싱글이자 댄스 비디오로 틱톡 인기몰이까지 하는 중인 ‘Giddy Up’과 확실한 80년대 댄스 팝 트랙 ‘Waking Up Dreaming’부터 확실히 이전과 다른 행보다. 1990년대 후반 컨트리 팝 크로스오버의 선두주자였긴 했지만, 이번엔 댄서블한 일렉트로닉 팝 비트를 전면에 깔면서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이전부.. 더보기
P!NK, 모두가 함께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오다 P!NK, [TRUSTFALL] (2023) 핑크가 4년 만에 9번째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 4년간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힘든 시련 속에서 그녀 역시 한 명의 개인으로서 아버지를 여의고, 아이들이 코로나에 걸리기도 하는 등 여러 아픔의 순간을 겪으며 단단해지고, 성숙한 모습으 로 돌아왔다. “누군가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줄 것 같아서 새 앨범의 트랙 순서가 정말 중요했다. 나에게 있어서 인생은 감정의 롤러코스터이자 긴 여행 이다. 이 앨범은 바로 그런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라는 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앨범의 첫 싱글이자 댄스 팝 넘버 ‘Never Gonna Not Dance Again’의 의미와 전체적인 신작의 콘셉트를 전했다. 바리시티를 입고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편의점에서 노래하는 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