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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 페스티벌 가이드 (2) - Pentaport Rock Festival 2023 (Part 1)

공식 파이널 라인업 포스터

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2023

일시: 8월 4일(금) ~ 8월 6일(일)
장소: 인천광역시 송도 달빛 축제 공원

2006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20년, 2021년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중계 무관중 공연을 포함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여름 야외 대중음악 페스티벌로서 꾸준히 한 길을 이어왔다. 인천광역시의 지원 속에서 '인천 펜타포트 음악 축제'의 일환으로서 인천광역시를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를 잡았고, 초창기부터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애정을 보여왔던 음악 페스티벌 매니아들의 열정 덕분에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어도 한 번도 결행되는 일 없이 올해로 18번째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지자체의 범위를 넘어 대한민국 음악 페스티벌 역사에도 큰 의미를 지니는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펜타포트의 명성은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잘 알려졌으며, 해외 페스티벌 관련 매체에서도 우수한 페스티벌로 평가받아왔다. 작년에 역대 최다 관객수를 동원하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쌓였던 음악 페스티벌 매니아들의 갈증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었던 펜타포트는 올해도 송도 달빛 축제공원에서 변함없이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2023년 여름 페스티벌 가이드의 두 번째 시간으로 이번 글에서는 그간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역사, 그리고 올해의 주요 출연진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Part 1: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그 역사의 발자취

● 펜타포트의 씨앗: 1999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인천 지역 록 페스티벌의 역사는 1999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Triport Rock Festival)로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디지(The Prodigy), 딥 퍼플(Deep Purple),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 애쉬(Ash)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국제 규모의 록 페스티벌이 송도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많은 음악 팬들은 인천으로 몰려왔지만, 관측 사상 유래 없는 집중 폭우 탓에 수해 경보가 내려졌다. 결국 딥 퍼플과 드림 시어터는 전설의 ‘수중 공연’을 보여주었고, 관객들의 안전 때문에 다음날 공연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렇게 대형 록 페스티벌의 꿈은 몇 년을 더 미뤄져야 했다.

 

1999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의 현장 모습


● 2006~2009: 초기 펜타포트 시대 –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그 모습으로!
인천광역시의 지원 속에서 국제적 록 페스티벌의 꿈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송도 유원지 근방의 부지를 활용해 새롭게 부활했다. 일본 지역 록 페스티벌과의 라인업 공유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아직 한국 팬들에게는 낯설었던 일본 록 밴드들이나 영-미, 유럽의 신진 인디 록 밴드들까지 빠르게 국내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해당 시기에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상급 아티스트를 눈 앞에서 다수 볼 수 있다는 것은 그간 일부 단독 내한공연과는 또 다른 큰 즐거움이었다. 과연 그 시절 펜타포트가 아니었다면 스트록스(The Strokes),  플라시보(Placebo),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프란즈 페르디난드(Franz Ferdinand)(이상 2006년),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 뮤즈(Muse)(이상 2007년), 트래비스(Travis), 언더월드(Underworld), 엘르가든(Ellegarden)(이상 2008년)와 같은 아시아-세계 시장의 대표적 인기 밴드들을 빠르게 만날 수 있었을까. 한 무대에서 한국의 인디 밴드들부터 메이저 아티스트들, 그리고 해외 아티스트들이 모두 다양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꿈의 장소로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한국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보다 국제적 스케일을 갖추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2009년, 펜타포트에게 예기치 않았던 위기가 하나 찾아왔다. 당시 이 행사를 함께 운영하던 (인천관광공사를 제외한) 두 개의 주관 기획사중 옐로우나인 측이 독립하여 지산리조트에서 별도의 락 페스티벌(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런칭한 것이었다. 해당 업체가 3년간 일본 록 페스티벌과의 아티스트 라인업 공유권리를 갖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서 주최측은 그 해 라인업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데프톤스(Deftones)와 렌카(Lenka) 등의 소수의 해외 뮤지션들과 부활, 노브레인, 넥스트 등 다양한 국내 대표 밴드들과 아티스트들로 조금 힘겹게 3일간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게다가 새 페스티벌이 펜타포트와 같은 날짜에 진행되었음에도 ‘의리’를 지킨 페스티벌 매니아들의 힘으로 무사히 진행되었다.

이 당시의 송도 공연장 부지는 원래 갯벌을 개간한 곳이기도 하고 행사 기간이 항상 비를 동반하는 기간이라 비만 조금만 많이 오면 바로 진흙탕이 되기에 십상이었지만, 어느덧 장화와 우비는 이곳의 고유한 패션이 될 정도로 페스티벌 애호가들은 ‘펜타포트’라는 새로운 축제의 장에 적응해갔다.

 

2007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


● 2010~2012: 서구 드림 파크 시대
2010년부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기존 구 송도 부지를 떠나 서울 지역과 더 가까워지고 잔디밭이 훨씬 많은 서구 드림파크로 장소를 옮겼다. 라인업 면에서도 헤드라이너급에서는 지명도 있는 밴드를 배치하고 가급적 국내 밴드와 아시아 밴드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더 주는 방향의 전략을 취하며 상대적으로 티켓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2010년에는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 후바스탱크(Hoobastank), LCD 사운드시스템)(LCD Soundsystem), 그리고 스톤 로지스의 보컬리스트였던 이언 브라운(Ian Brown) 등의 훌륭한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었고, 2011년에는 뉴 메탈 시대의 대표 밴드 콘(Korn)과 2000년대 팝 펑크 씬의 대표 밴드 심플 플랜(Simple Plan)같은 관록의 밴드들부터 팅팅스(The Ting Tings), 비오비(B.O.B)와 같은 당시 신예 스타들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특히 2012년에는 우천시의 불편함을 확실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경인 아라뱃길의 터미널이 위치한 정서진 근방 쪽 부지로 옮겨 보다 쾌적한 진행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라인업 구성에서도 KBS TV ‘탑밴드’와의 연계를 통한 한국 록 밴드들을 위한 특별 무대들, 일본-대만-중국-태국까지 다양한 아시아 록 밴드들을 소개하는 기획과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Manic Street Preachers)와 스노우 패트롤(Snow Patrol) 등의 헤드라이너까지 한국 땅에서 열리는 국제적 록 페스티벌의 현실적인 균형감각을 잘 확보한 행사로 평가받았다. 물론 여전히 폭우가 내리는 시간은 존재했지만, 이제 펜타포트에 찾아오는 음악 팬들은 그에 대비한 모든 장비들을 완벽하게 갖추고 록의 열기에 동참했다. 분명 펜타포트는 확실히 안정된 궤도에서 발전해나갔다.

 

2012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


● 2013~현재: 송도 신도시 달빛축제공원을 통한 전용 무대 확보를 통한 중흥기
2013년부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 인천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송도 신도시에 새로 개발 중인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부지를 페스티벌 전용 공간인 ‘펜타 파크’로 명명하고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상설 대형 무대를 건설하는 등 인천광역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인천지하철과의 연계로 외곽 지역이면서도 접근성은 쉬워졌고,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방수 대비를 위한 시설 구축도 확실하게 구축되었기에 이후 비바람으로 인한 행사 진행에 큰 문제가 생긴 일은 거의 없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펜타포트는 (2019년 주관사가 예스컴에서 경기일보로 변화되었지만) 나름 꾸준히 일관된 콘셉트를 유지해왔다. 일단 3일의 페스티벌 기간 중 하루는 헤드라이너(또는 서브 헤드라이너)로 한국 록계의 대표적 아티스트들을 배치하는 기획을 진행했다. 2013년 들국화를 시작으로 이승환(2014년), 서태지(2015년), 넬(2016년), 국카스텐(2017년), 자우림(2018년), YB(2019년) 등이 무대에 서면서 한국의 록 음악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타 음악 페스티벌과 비교했을 때 1980~90년대 헤비메탈 매니아들이 추억할 수 있는 밴드들 – 스콜피언스(Scorpions, 2015), 스틸하트(Steelheart, 2014 & 2019), 레이븐(Raven, 2015), 리지 보든(Lizzy Borden, 2014) 등 - 을 긴 시간의 간극을 건너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한편, 이미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게 되면서 이미 펜타포트를 찾아왔던 대형 밴드들이 다시 팬들을 만나러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2006년에 이어 2012년에 헤드라이너로 돌아왔던 스노우 패트롤(Snow Patrol)을 시작으로 2013년 펜타포트 무대에 처음 섰던 브릿팝의 대표 밴드 스웨이드(Suede)는 2016년에 다시 같은 무대에 섰고, 2008년에 처음 와서 한국 팬들의 열광적 반응에 감동했던 트래비스(Travis)는 2014년에 새로운 펜타포트 무대에 서서 다시금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의 떼창을 이끌어 냈다. 그 외에도 2008년에 처음 왔다가 2014년에 헤드라이너로 다시 온 카사비안(Kasabian), 2010년에 이어 2018년에 다시 온 후바스탱크(Hoobastank), 2007년과 2013년 모두 열광적 분위기를 이끌었던 스래쉬 메탈 밴드 테스타먼트(Testament), 2016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찾아왔던 위저(Weezer)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록 페스티벌을 찾을 때 계속 펜타포트를 찾아온다는 것은 해외 아티스트들에게도 이 페스티벌이 좋은 기억을 안겨주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외에 꼭 록 음악에 국한을 짓지 않아도 다양한 장르의 신진급 아티스트들도 펜타포트에 찾아왔는데, 프로디지(The Prodigy, 2015)와 바스틸(Bastille, 2017), 저스티스(Justice, 2017),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2018) 등 일렉트로닉적인 사운드와 결합한 록 밴드나 정통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 그리고 이제는 확실한 월드 스타가 된 두아 리파(Dua Lipa, 2017)와 찰리XCX(Charlie XCX, 2017)처럼 댄스 팝 계열의 여성 뮤지션들까지 록을 넘어 좀 더 다양한 장르를 포섭하는 현대 대형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갑자기 몰아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불행히도 2020년과 2021년은 그 라인업의 규모가 축소되고, 비대면 시기였던 관계로 아티스트들은 행사장에 상설된 메인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이를 여러 인터넷 채널을 활용해 스트리밍 중계를 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당시의 조건으로서는 최선의 방식으로 행사를 계속 유지했다는 것에 그 의의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2년 이상을 끌어온 팬데믹이 해소되어가면서 2022년 행사는 다시 예전의 규모로 오프라인 진행이 가능해졌다. 비록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지켜봐야했지만, 음악 팬들은 다시 그리웠던 송도의 행사장으로 돌아왔고, 야외 음악 행사에 목말랐던 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송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총 15만이라는 인원이 다녀간 작년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몇 가지 진행의 아쉬움 속에서도 참가자 모두에게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준 행사로 기억되었다. 

 

2022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 전경 (이 많은 관객들을 보세요!)

 

Part 2: 2023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전체적 구성과 주요 해외 라인업 소개

 

일단 전년도 행사에서 해외 헤드라이너가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외에는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다면, 올해 행사에는 일단 해외 밴드 두 팀이 첫 날과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2000년대 미국 개러지 록의 세계적 열풍의 선두주자였던 밴드 스트록스(The Strokes)가 2006년 이후 두번째로 이 행사를 찾아와 2일차의 헤드라이너를 맡았으며, 2000년대 후반 히트곡 <Marry Me>를 통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일본의 이모-펑크 밴드 엘르가든(Ellegarden)도 첫 날의 헤드라이너를 담당한다. 그리고 하루는 국내 록의 대표적 아이콘들이 헤드라이너를 맡아왔듯, 이번 행사 3일차에도 한국 록의 전설,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이 이끄는 김창완 밴드가 우리에게 산울림 시대의 레퍼토리와 솔로 밴드시대의 대표곡을 함께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더 많은 해외 밴드들이 오기를 바라는 페스티벌 팬들에겐 수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올해에는 몇 팀의 주요한 일본과 해외 아티스트들이 펜타포트와 함께하게 되어서 그간의 아쉬움을 일정 부분 해소해 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한편, 항상 적극적으로 다양한 국내의 인디 밴드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성 뛰어난 국내 아티스트들을 한 데 모아왔던 펜타포트답게 이번에도 국내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각 날자별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들의 면면을 살펴보겠는데, 먼저 이번 회에서는 주요 해외 아티스트들부터 날자별로 체크해보겠다.  

 

[1일차: 8/4 (금)]

Ellegarden (일본): 일본 치바현 출신의 멜로딕 펑크/이모 계열 록 밴드. 데뷔 당시부터 앨범의 대부분의 트랙들을 영어로 가사를 쓰고 노래해왔기에 처음 정보가 없이 이들의 음악을 듣게 된다면 마치 영-미 록 밴드로 착각할 수 있을만큼 보컬리스트 호소미 타케시 (細美武士)의 발음이 상당히 훌륭하다. 인디 레이블 GROWING UP, Dynamord Label 소속으로 1998년에 결성되었고, 2002년 데뷔작 [Don't Trust Anyone But Us]를 시작으로 2008년까지 총 5장의 앨범을 통해 일본에서 차근차근 정상을 향해 성장해갔다. 특히 4집 [Riot On the Grill]의 수록곡 <Marry Me>는 국내 모 광고의 삽입곡으로 전국적 인기를 얻었으며, 마침내 5집 [Eleven Fire Crackers](2006)으로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올라섰다. 그러나 2008년 펜타포트에서의 첫 무대, 그리고 9월에 있은 2회의 콘서트를 끝으로 "다시 엘르가든이라는 이름으로 새 작품을 발표하기 위해서 멤버 각자 성장해서 오겠습니다."라는 공지와 함께 잠정 활동중단을 선언했고, 멤버들의 개별 프로젝트 활동이 이어진 후 10년만인 2018년 다시 복귀를 선언했다. 작년 발매된 6집 [The End of Yesterday]가 오리콘 2위를 기록하며 이들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변함없음을 보여줬으며, 이제 펜타포트에서의 두 번째 무대를 통해 한국 팬들과도 반가운 재회를 하게 되었다. 

 

Ellegarden

 

Kirinji (일본): 1996년 사이타마현 사카도에서 호리고메 타카키(형)와 호리고메 야스유키(동생) 형제가 주축이되어 결성한 일본의 팝/록 밴드. 한자어로 기린아(麒麟児)라는 단어에서 밴드명을 골랐다고 한다. 1998년 데뷔앨범 [ペイパードライヴァーズミュージック(페이퍼 드라이버스 뮤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장의 정규 앨범을 공개했고, 포크 록부터 웨스트 코스트 소프트 록/AOR까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의 사운드와 시적인 가사로 일본의 대중에게 폭발적이진 않았어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듀오 체제에서 2013년 동생 야스유키가 탈퇴한 이후에는 다른 멤버들을 추가해 한동안 6인조 밴드로 활동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밴드 체제의 종결을 알렸고, 현재는 타카키의 원 맨 프로젝트 밴드로서 앨범 녹음과 라이브 때 다양한 연주자들을 기용하는 방식으로 활동중이다. 2021년작 15집 [Crepuscular] 이후 최근 새 디지털 싱글 <Nestling>을 공개했다. 

 

Kirinji

 

[2일차: 8/5 (토)]

The Strokes (미국): 1998년 미국 뉴욕에서 결성되어 2001년 데뷔한 5인조 포스트 펑크/개러지 록 리바이벌 밴드 스트록스는 데뷔작 [Is This It](2001)으로 해당 트렌드를 선도했던 밴드로 평가받았다. 이 음반은 지금도 2000년대 영-미  팝 역사를 대표하는 명반으로 꼽히는데, 얼터너티브 록 이후 지지부진했던 록 씬에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찬사를 받았다. 1960년대~1970년대의 미국 언더그라운드 펑크의 미니멀리즘과 거친 질감 위에 간결한 멜로디 라인을 결합해 록의 본질을 다시 이끌어냈다. 리더 줄리안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가 주도해온 이들은 지난 22년간 딱 6장의 정규작을 낼 만큼 작품의 양이 많지는 않으나 발표한 작품마다 빌보드 앨범 차트 10위권에 올릴 만큼 대중적 영향력은 꾸준했다. 특히 가장 최근작인 6집 [The New Abnormal](2020)은 다음 해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록 앨범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에는 그들의 싱글 10장을 모은 박스세트 [The Singles]를 공개한 이들은 오랜만에 아시아 투어를 진행중인데, 그 일환으로 이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함께 하게 되었다.  

 

The Strokes

 

Ride (영국): 앤디 벨(Andy Bell, 리드 기타, 보컬), 마크 가드너(Mark Gardener, 기타, 보컬), 스티브 퀘럴트(Steve Queralt, 베이스), 로즈 콜버트(Laurence 'Loz' Colbert, 드럼)로 구성된 영국 옥스퍼드 출신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로 1988년 결성되었다. 초창기에는 같은 크리에이션(Creation)레이블 소속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과 함께 소위 슈게이징 계열 록 밴드의 대표주자로 평가를 받았으며, 3집 [Carnival Of Light](1994)이후부터는 당대 유행한 브릿팝적인 사운드를 받아들여 활동했다. 이 때부터 앤디 벨은 오아시스 멤버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이후 밴드가 2000년 해체하게 되자 오아시스의 베이시스트로 가입해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와는 비디 아이(Beady Eye)까지 함께 활동했다. 비디 아이의 해체 이후 2014년 11월 4명은 다시 재결합했으며, 2015년에서는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나게 되었다. 2019년작 6집 [This Is Not a Safe Place]는 영국 앨범 차트 7위까지 오르며 그들에 대한 대중의 환호가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속보: 예정되었던 이들의 공연은 불행히도 최근 앤디 벨의 손목 부상으로 인해 연주가 당분간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공연 참석이 불가함을 통보했다. 다음 기회에 꼭 펜타포트에 돌아오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주최측 공식 공지 내용: [2023 PENTAPORT] - 아티스트 출연변경 안내 : 2023 인천펜타포트음악축제 

 

Ride

 

Otoboke Beaver (일본): 2009년 결성되어 현재는 아코린닌(Accorinrin, 보컬), 요요시에(Yoyoyoshie, 기타/보컬), 히로쨩(Hirochan, 베이스/보컬), 카호 키스(Kaho kiss, 드럼/보컬)의 라인업으로 활동중인 교토 리츠메이칸 대학의 음악 서클에서 결성된 여성 4인조 펑크/얼터너티브 록 밴드. 펑크 록을 기반으로 동시에 하드코어/그라인드코어 장르의 매우 광폭한 속도감으로 질주하는 사운드가 이 밴드의 음악적 매력이다. 기존의 록 밴드들의 평범한 공식으로 이들의 음악을 듣는다면 처음엔 적응이 힘들 정도로 거칠다. 2016년부터는 일본을 넘어 영국, 미국 등 서양 국가들에서의 라이브 활동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코아첼라(Coachella)의 무대에도 서는 기회를 얻었다. 최근작 [スーパーチャンポン(슈퍼 짬뽕)](2022)을 포함, 현재까지 총 5장의 앨범을 공개했다. 인디 록 스피릿과 펑크 사운드를 원하는 팬들에겐 절대 놓치면 안될 팀이다.  

 

Otoboke Beaver

 

[3일차: 8/6 (일)]

羊文学(Hitsujibungaku) (일본): 2012년 도쿄에서 결성된 여성 록 밴드로, 초기에는 5명이었지만 2017년부터 현재까지 시오츠카 모에카(塩塚 モエカ, 보컬/기타), 카사이 유리카(河西 ゆりか, 베이스), 후쿠다 히로아(フクダ ヒロア, 드럼)의 3인조로 활동중이다. 그룹의 이름은 양(羊)이라는 단어의 어감과 이에 걸맞는 큰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문학'이라는 단어와 연결했다고 한다. (작명 과정에서 일본 밴드 SRS와 Sigur Ros의 영향도 받았다고.) 2016년 펜타포트의 '펜타 슈퍼 루키'와 같은 후지 록 페스티벌의 유망주 밴드 코너인 'Rookie A Go-Go'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처음 자신들을 제대로 알린 이들은 2020년 소니뮤직 산하의 FCLS과 계약을 맺었고, 2022년 3집 [Our Hope]가 오리콘 앨범 차트 5위에 오르며 드디어 일본 록 씬에서 주목받는 밴드로 확실히 성장했다. 슈게이징의 거친 질감부터 감성주의 얼터너티브 록까지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는 이들의 사운드는 여전히 일본의 록 밴드 씬의 근간은 건강함을 확인시켜준다. 흔치않은 기회이니 역시 놓치지 마시길.

 

Hitsujibungaku

 

Ginger Root (미국): 중국계 미국인 카메론 류(Cameron Lew, 보컬/키보드)와 딜란 호비스(Dylan Hovis, 베이스), 맷 카니(Matt Carney, 드럼)으로 구성된 미국의 인디 소울 프로젝트 밴드인 진저 루트는 2017년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 지역에서 결성되었다. 흥미롭게도 카메론은 토로 이 모이(Toro y Moi),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 파이스트(Feist)와 같은 아티스트들의 인디 팝과 전자 음악들에 영향을 받았고, 일본 음악과 문화에 대한 관심 속에서 80년대식 분위기의 화질과 키치한 영상미를 과시(?)하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일본 시티 팝 시대의 사운드와 AOR/소프트 록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음악들로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까지 7장의 EP와 3장의 정규앨범을 내놓았으며, 한국에는 이번이 첫 방문이 된다. 

 

Ginger Root

 

Numcha(남차) (태국): 태국 방콕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남차는 2019년 11월 첫 디지털 싱글 <Keep Cold>로 태국 음악 시장에 데뷔했으며, 이 곡의 뮤직비디오로 유튜브에서 950만회의 조회수를, 그리고 스포티파이에서 총 9백만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는 히트를 거뒀다. 이후 여러 싱글들을 계속해서 내놓으면서 태국을 넘어 아시아의 여러 페스티벌에 출연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마침내 2022년 첫 정규앨범 [Bloom]을 일본 시장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발매했으며, 감성적인 발라드부터 부드럽게 경쾌한 인디 팝/록까지 한국 팬들의 취향에도 잘 맞을 사운드로 매니아들을 확보해가고 있다. 품 비푸릿(Phum Viphurit)이후 오랜만에 국제적 감각을 갖춘 태국 뮤지션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Numcha

 

Wendy Wander (대만): 대만에서 2018년 결성된 록 밴드로, 장양(Jian Yang, 보컬/베이스), 층니(Zeng Ni, 보컬/기타), 웨이 시앙(Wei Xiang, 기타), 조나단(Jonathan, 키보드), 그리고 레이(Ray, 드럼)의 5인조로 구성된 팀이다. 멤버 모두 대학 동창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멤버들의 송라이팅 능력도 출중하며, 감성적인 포크부터 사이키델릭적인 드림 팝까지 폭넓게 소화하는 이들의 음악은 꽤 듣는 이의 감성을 푸근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2020년 첫 앨범 [Spring Spring]의 수록곡이자 낭만적 발라드 <I want to be with you (我想和你一起)>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800만회에 육박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2021년작 EP [Lily]를 내놓고 대만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이제 한국 페스티벌 무대에 처음 서게 되는데, 한국과 일본 밴드들과는 또 다른 맛의 느낌을 전하는 대만 인디 록의 매력을 이들에게서 느껴보면 좋을 것이다. 

 

Wendy Wander

글, 정리/ 김성환

 

# 국내 라인업 주요 아티스트들에 대한 소개는 Part 2 기사에서 이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