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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발매곡 콘서트 ‘RELEASE ME’ 시리즈 제 1차 공연 – 쓰다/몽림

[미발매곡 콘서트 ‘RELEASE ME’ 시리즈 제 1차 공연 – 쓰다/몽림]

일시: 2023년 7월 1일 (토) 오후 6시
장소: 서울 서교동 살롱 문보우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아레나 공연이나 전문 공연장에서의 공연들보다 인디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볼 때 종종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곡들을 가끔씩 현장에서 들어볼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루비 레코드에서 기획한 시리즈 공연 [미발매곡 콘서트 ‘Release Me’]의 기획 아이디어가 매우 참신하다 생각했다.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통해 다른 공연에서는 많이 맛볼 수 없는 미발표곡, 신곡들을 남보다 먼저 들을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지난 7월 1일, 2호선 합정역에서 가까운 서교동 살롱 문보우(Salon Moonbow)에서 개최된 시리즈의 첫 공연에 다녀왔고, 그 과정에서 해당일에 무대에 선 두 아티스트와 대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두 분 모두 현재 인디 포크 씬에서 서서히 주목받고 있으며, 음악적 주관도 매우 탄탄한 분들이었기에 인터뷰는 즐겁게 진행되었다. (이 기사에서는 두 아티스트에게 공연에 관련하여 드린 몇 개의 공통 질문만 공개하고, 추후에 별도의 인터뷰 기사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

 

싱어송라이터 듀오 몽림

  오후 6시에 먼저 몽룡(보컬)과 하림(베이스)이라는 두 명의 여성 뮤지션으로 2010년대 후반 결성된 인디 포크 듀오 몽림의 무대가 먼저 진행되었다. (참고로 이들은 2023년 루비 레코드에서 공모한 ‘레이블 픽(Label Pick!)’에 선정된 팀이며, 향후 1년간 레이블의 지원 속에서 음악을 발표하게 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어쿠스틱 지향의 포크 음악이지만 단순히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보컬에만 의지하지 않고 은근한 베이스의 그루브가 때로 잔잔하게, 때로는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두 사람의 연주는 보컬이 빈 순간들에서도 음악 소리에 더 집중하게 만들어주었다. 몽룡의 보이스는 가늘고 높은 톤이지만 그 특유의 울림이 감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공연의 과반수는 신곡 ‘꺾인 꽃은 말이 없다’와 함께 ‘달의 노래’, ‘섬’, ‘요요’ 등 2019년 그들의 첫 EP [섬]의 노래들이었지만, 공연의 취지대로 미발표곡인 ‘사랑꾼’, ‘참 미련하네’, ‘술래’ 등도 공개되었다. 

 

싱어송라이터 쓰다


  이어서 진행된 공연은 역시 2010년대 후반 홍대 클럽들에서 공연을 시작해 2장의 EP와 작년의 정규 1집 [이름없는 것들](2022)로 인디 포크 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쓰다의 무대였다. 아무런 세션의 도움 없이 오직 그녀의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으로 진행된 이 날 공연이었지만, 포크라는 장르 특유의 매력이자, 결국 핵심인 보컬의 힘과 더욱 선명하게 들려서 그 의미에 집중하게 되는 노랫말의 힘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꽉 채워주었다. 특히 곡의 분위기마다 다양한 음색의 가창을 펼칠 수 있는 그녀의 가창 능력은 듣는 이를 잔잔히 위로하는 힘이 있었다. 또한 곡 사이 사이에 가감 없이 편하게 진행한 멘트들에서 인터뷰 때 느꼈던 솔직담백한 성격도 관객들을 편하게 해주었다. 선곡은 올해 6월에 발표된 신곡 ‘푸른밤’과 그간의 대표 레퍼토리 - ‘어떤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잘 가(다시 만나자)’ 등 – 외에도 역시 미발표곡 - ‘방청소’, ‘여름길’, ‘오래된 책장’ - 을 통해 그녀의 향후 작품의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미발매곡 콘서트 ‘Release Me’]의 첫 공연은 작은 공간에서 음악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아티스트의 마음과 휴식과 위로를 받으러 온 관객들간의 편안한 유대가 이뤄진 무대였다. 참고로 이 공연이 열린 살롱 문보우에서는 7월 내내 오는 15일 성수동 S팩토리에서 열릴 음악 페스티벌 [Smile, Love, Weekend]와 연계된 시티 팝 관련 비쥬얼 아트 전시회 큐큐지-씨티팝 [QQZ-City-Pop]이 펼쳐진다. 비주얼 아티스트 ‘박상Q’와 ‘황인Q’ 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8일에는 [미발매곡 콘서트 ‘Release Me’]의 두 번째 공연인 올드 잉글리쉬 쉽독(Old English Sheepdog)과 엔요크(Nyork)의 무대가 펼쳐진다. 그리고 22일에는 하헌진의 단독 공연, 그리고 29일에는 싱어송라이터 우예린의 단독공연인 [Self-Portrait 자화상]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시티 팝 비주얼 아트 전시회 큐큐지-씨티팝 [QQZ-City-Pop] 현장

 

[Artist Interview – 쓰다 / 몽림]

 

이 날 출연한 두 아티스트에게  6개의 공통된 질문을 던져보았다. 리허설 시간 동안 각각 별도로 진행되었지만, 두 아티스트의 대답을 함께 정리해보았다.

 

싱어송라이터 쓰다


각자 언제 처음 (전문적인)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쓰다: 기타를 처음 배우게 되었던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고, 처음 노래를 직접 써보기 시작한 것이 19살 때부터였다. 그냥 내가 만들고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정도였을 뿐, 그때까지는 밖에 나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려준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대학교도 음악과는 관련없는 학과를 다녔고, 혁신 활동가로 시민단체에서 1년 정도 일했지만, 그러면서도 어린 시절 꿈이었던, 내 이야기를 세상에 하고 싶다는 꿈은 계속 가져왔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결국 원래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그걸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나도 기쁘고, 그 사람들도 훨씬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일단 프로 뮤지션이 되겠다는 것보다는 공연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 때가 27살 때, 2017년쯤이었다. 그리고 20살 때부터 홍대 클럽들에서 열린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다른 인디 뮤지션들과 친해졌고, 그 분들의 작곡 노트도 보게 되고 노래를 어떻게 만드는가를 보게 되면서 스스로 배워가게 되었다. 

몽림: (하림) 어린 시절부터 베이스 연주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때가 한창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어서 실용음악 학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던 시절이었다. 제 친구들도 음악을 하고 싶었던 애들이 많았는데,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같이 학원에 따라갔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것 같다. 베이스의 그 울림이 너무 좋았다. 중학교 때부터 밴드 동아리를 했었고, 고등학교 때 ‘연주자로 사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고 결심하면서 3학년 때 실용음악과로 전과해 공부를 했다.  (몽룡) 취미로 기타를 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친한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곡을 처음 만들어봤다. 그 후 그렇게 곡을 들려주는 게 즐거워서 그냥 혼자서 계속 곡들을 만들어 주면서 곡들이 쌓아두게 되었다. 그 곡들을 하림에게 들려주면서 같이 팀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진지하게 음악을 하게 될 줄은 그 때는 몰랐다. (웃음)  

각자 자신의 음악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아니면 어린 시절 음악인을 꿈꾸며 가장 열심히 들었던 국내-외 아티스트가 있다면 어떤 이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쓰다: 처음부터 노래에서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했었는데, 어머니께서 옛날 음악, 특히 산울림의 노래들을 좋아하셨다. 그 시절의 음악들이 가사가 매우 예쁘지 않나. 그래서 가사를 쓰는 것에 집중하는 데에 그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음악적으로는 이것저것 많이 들어 왔는데... 한창 작곡을 많이 하던 때에는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음악을 많이 들었었고, 밴드 위주의 노래들도 많이 들었다. 홍대에서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는 시와, 이아립, 김목인 등의 음악을 좋아했고, 그 분들에게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몽림: (하림) 10대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아티스트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였다. 가장 사랑했고, 여전히 들을 때마다 그때의 기분을 떠올리게 한다. (플리(Flea)는 내 사랑!) (몽룡)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는 나얼이나 이소라의 음악을 좋아한다. 아무래도 보컬을 하고 있으니 보컬리스트들 음악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분들은 보컬리스트이면서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도 탁월하여 좋아한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이 [미발매곡 Concert – Release Me]다. 이번 공연의 컨셉트는 ‘미발표곡’을 라이브로 공개하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처음 이 컨셉트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쓰다: 현재 ‘이달의 음성 메모’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데모 음원을 만들고 그 곡을 메일로 구독자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다. 그래서 실제로 아직까지 정식 음원으로 공개하지 않은 곡들이 꽤 많은 편이다. 그래서 제의받고 ‘이 중에서 골라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웃음) 하지만 미발표곡들 가운데서도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들, 혹시 2집을 발매한다면 수록될지도 모를 곡을 선택해 부르겠다고 결정했다.

몽림: 마침 그간 모아놨던 곡들이 있었는데, 이런 기획의 공연 제의를 받고 ‘미발표곡 콘서트’라는 취지가 좋아서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공연을 하다보면 고정되는 레퍼토리가 반복되는 경향이 생겼었는데, 새로운 곡들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현재까지 곡을 완성해놓고 발표하지는 않았던 작품들이 다 합쳐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쓰다: 거의 3년 동안 1달에 1곡씩은 만들었으니까.... 1집에 수록한 곡들을 빼면 한 30곡들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모든 곡들이 다 정식으로 빛을 보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몽림: 지금 정규 앨범도 준비를 하려고 하니까, 한 13곡 정도는 완성된 악곡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오늘 공연에서 어떤 ‘미발표곡’을 선보일 계획인지, (이 인터뷰는 공연 후에 공개되니까) 그 곡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혹시 그 중 추천하고픈 곡이 있다면? 

쓰다: 오늘 공연에서는 한 4곡 정도 미발표곡을 공개할 예정이다. 거의 다 1집 완성 이후에 쓰게 된 곡들이 많은데, 1집을 만들었을 때의 나는 화가 나있거나 슬퍼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화는 좀 빠지고 부드러워졌다고 할까? 노래들도 그런 쪽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레퍼토리중에서 ‘여름길’이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은데, 다듬어야 하긴 하겠지만, 그 곡을 만들게 된 계기가 “내가 음악을 계속해도 될까?”를 고민에서 시작한 곡이라 “계속해도 된다”라고 자신에게 다짐하듯이 만든 곡이다. 아마도 2집이 나오게 되면 꼭 실릴 곡이라 생각하고 있다.  

몽림: (하림) 오늘 공연에서는 3곡 정도 준비를 해왔는데, 그 곡들 중에 가장 많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곡을 고르자면, ‘술래’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다. 가사만 봤을 때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들을 활용해서 가사를 써봤기 때문이다. 그 가사 위에 몽룡 언니가 곡을 멋지게 만들어줘서 처음 들었을 때 뭔가 할로윈 분위기가 떠올랐다. 언니는 이 노래를 하다 보면 아이들과 함께 ‘술래잡기’하는 기분이라고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 몽환적이고 조금 어두운, 끊길 듯 끊기지 않는 멜로디를 가진 곡이다.    

오늘 공연하는 살롱 문보우에 여러분의 음악을 들으러 오는 관객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을 하자면?

쓰다: 제 노래를 들으면서 관객들이 각자의 경험과 시간들을 떠올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연에서 관객들이 내 노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실제로도 관객 중에서 이 노래는 어떤 뜻이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다. 어쨌든, 편안하게 내 노래를 즐겼으면 좋겠다. 

몽림: (하림) 우리의 음악은 주로 책,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소재를 따온 곡들이 많다. 그래서 공연 중에 곡을 들려드리기 전에 그 곡들의 배경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편이다. (각자 나름의) 상상하면서 곡을 들어주시면 좋겠다. 자신이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자신이 이 책의 인물인 것처럼 들어보시면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몽룡) 오늘 미발매곡들을 들려드리게 될텐데, 아직은 덜 다듬어진 곡들이니까 조금 쑥스럽긴 하다. 그래도 이 곡들의 반응을 살피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반응에 따라 이 곡이 정식 발매가 될지 어떨지 준비가 된다고 생각하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열심히, 마음껏 호응해 주면 좋겠다. 

 

인터뷰  진행, 취재, 사진    김성환

사진 제공 루비레코드 / 쓰다뮤직 / 미러볼 뮤직